‘핏빛 검거 선풍’ 예고
중, 시위대에 최후통첩… 망명정부 “대규모 학살 우려”
티베트 독립 시위로 주말동안 라싸에서 최소 10여명이 사망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시위대에 17일 자정을 투항 시한으로 통첩하고 치안병력을 증파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라싸에서 발생한 티베트 시위대의 분리독립 요구 시위가 쓰촨성 등 중국 주변지역은 물론 전 세계 중국 외교공관으로 확산된 가운데 중국은 투항 시한을 넘긴 18일부터 시위 조기 진압을 위한 무차별 검거에 나설 것으로 보여 아직도 라싸에 잔류하고 있는 한국 교민 10여명의 신변 안전이 우려되고 있다.
인도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는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티베트인 사망자가 수백명에 이른다고 17일 주장했다. 전날 달라이 라마의 비서인 치이메 초에키아파는 공식 확인된 사망자만 80명이며 70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티베트 망명정부는 “중국 정부가 정한 투항 시한이 만료되면서 엄청난 규모의 학살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중국 정부에 티베트 탄압을 중단하도록 설득해 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안보리의 15개 이사국 대표들과 오찬회동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티베트 사태를 언급하면서 “모든 당사자들에게 더 이상의 충돌과 폭력을 피할 것을 촉구한다”며 중국 당국에는 자제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티베트 시위대에 통첩한 투항 시한을 앞두고 중국 정부의 피해상황을 선전하는 등 티베트 시위대를 검거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서고 있다.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밤 10시 기자회견을 갖고 티베트 분리주의자들이 16개 국가에 위치한 재외 중국대사관 등 외교공관을 파괴하고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창바 푼콕 중국 시짱자치구 정부 주석은 “폭도들의 범죄행위로 민간인 13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차량 56대와 민가 214채가 파손됐다”면서 “투항하는 시위대에 대해서는 법적인 범위 내에서 선처를 베풀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가중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티베트는 어떤 곳
열강들이 군침 흘렸던‘세계의 지붕’
중국과 인도, 동남아 사이에 놓인 세계의 지붕 ‘티베트’는 그 특별한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중국뿐 아니라 서구 국가들도 군침을 흘렸던 곳이다.
영국은 티베트를 장악하면 남아시아 전 지역을 틀어쥘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 하에 1888년 청나라의 느슨한 지배를 받고 있던 티베트를 침공해 나탕, 라싸 등 여러 요지를 점령했었다.
이어 청나라 군대가 1913년 티베트에서 완전히 물러났을 때 티베트는 독립을 선포했으나 신중국 성립 이듬해인 1950년 인민해방군이 티베트에 진주해 들어왔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티베트에 반공산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티베트 무장독립 운동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면서 무장 세력을 훈련시키고 티베트인들에게 무기와 장비를 제공했다. 1959년 발생한 티베트인들의 무장 항쟁도 미국이 막후에서 지원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그 후 봉기 실패로 달라이 라마가 추종세력을 이끌고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인도로 피신해서 그 곳에 망명정부를 수립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