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앞 박스 석에 앉아 공연을 관람하던 미국인 미녀 관객이 흥겨운 듯 두 손을 치켜들며 율동을 하고 있다.
일본 소녀팬들이 슈퍼주니어 T가 무대에 오르자 목이 터져라 응원하고 있다.
장장 4시간, 함성·열정·감동
올해로 6회째를 맞은 한국일보 할리웃보울 한인음악대축제가 열린 17일 할리웃보울은 2만여명 이상의 관객들이 장장 4시간에 걸쳐 내뿜은 함성으로 그 열기가 식을 줄 몰랐다.
식전 행사에는 크렌쇼 콰이어가 나와 흑인 특유의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으며 특히 한국 전통민요 ‘아리랑’을 빠른 템포의 노래로 편곡, 공연 초반부터 관객들을 하나로 모아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어 신세대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 T의 ‘로꾸커’와 트로트곡 ‘첫차’ ‘행복’이 이어져 무대는 한 순간에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이어 섹시디바 채연의 현란한 댄스와 노래로 공연 초반부터 공연장 내 열기가 고조됐고 군 복무를 마치고 해외 첫 무대에 선 문희준이 마이크를 이어받은 뒤 경쾌한 발라드와 터프한 락을 한데 어우른 이색적인 공연으로 신·구세대 할 것 없이 관객들을 열광하게 했다.
상큼한 소녀들로 구성된 소녀시대는 이승철의 ‘소녀시대’를 불러 10대부터 50대까지 남녀노소 관객들은 관중석 곳곳에서 흥겹게 춤을 추며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을 연출됐다.
70·80세대의 대표주자인 정훈희, 최백호로 이어진 공연에서는 추억의 노래들이 흘러나와 한국을 떠나온 이민 1세대들의 가슴 속에 고향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했다.
1부 마지막 무대로 꾸며진 한국 락의 전설 신중현 밴드의 공연은 이날 공연의 최대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2부의 시작은 신화에서 솔로로 변신한 ‘M’ 이민우가 장식했으며 플라이 투더 스카이가 채연과 함께 ‘사랑의 바다’에 맞춰 아름다운 화음을 연출했다.
김세환과 윤형주는 ‘조개바다’, ‘토요일 밤에’ 등 잔잔한 통기타 음악의 진수를 선보였으며 SG워너비와 손호영이 그 뒤를 이어 공연장을 뜨겁게 달궜다.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가 무대에 오르자 할리웃보울은 관객들의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진동했다.
<김진호 기자>
한 타인종 남성 팬이 한류스타들의 환상적인 무대에 취해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흑·백·히스패닉 인터넷 팬클럽 수백명씩 몰려
한류는 인종을 넘어
제6회 한국일보 할리웃보울 한인 음악대축제는 90도가 넘는 폭염 속에 진행됐지만 백인과 아시안, 히스패닉, 흑인 등 타인종 팬들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한류스타들을 보기위해 대거 몰려들어 이번 행사가 한인들 뿐만이 아닌 LA지역 최대의 다민족 축제로 자리매김 했음을 입증했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한국 정상급 가수들의 화려한 무대를 직접 보기 위해 외국 또는 타주에서 LA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공연장을 찾은 많은 팬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아메리칸 레드 씨’(Aerican Red Sea)라는 동방신기 팬클럽 회원 400여명은 인디애나폴리스, 텍사스, 시애틀, 뉴욕, 캐나다 등 북미 각지로부터 할리웃보울로 집결, 눈길을 끌었다. 이 클럽을 설립한 엘리나 에일리(24)는 “동방신기를 직접 본다는 설렘에 한달 전부터 ‘레드 씨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인터넷을 통해 기금도 모금해 1만1,500개의 형광봉을 만들어 가져왔다”며 “동방신기의 공연에 빨간 형광봉을 밝혀 응원의 힘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슈퍼주니어 T와 동방신기의 열혈 팬으로 새크라멘토에서 온 4명의 여고생들은 슈퍼주니어 T의 뮤직비디오 ‘행복’에 나온 ‘프리허그’(Free Hug·공짜로 안아주기)를 공연 전 할리웃보울 주변에서 직접 실천하기도 했다.
이날 할리웃보울에는 미 전역에서 몰려든 남녀노소 팬들이 공연 전 함께 모여 자신들이 좋아하는 한국 스타들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우는 장면을 연출했다.
<김진호 기자>
세대 초월한 인기… 신중현에 열광적 박수갈채
“신중현 공연을 할리웃보울 무대에서 보니 감격스럽기만 하다”
수천 여명의 열성적인 소녀 광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한국 락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신화가 된 신중현의 공연 앞에서 2만 관객들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격 속에 빠져들었다.
시대를 앞서 파격적인 락음악으로 70년대 한국 음악사를 다시 쓰게 했던 신중현은 이날 공연에서 40대 이상 장년층 관객뿐 아니라 20대 젊은 층까지도 사로잡으며 신중현식 락의 진가를 각인시켰다.
이날 한국 음악을 처음 접했다는 베트남계 10대 남학생은 “동방신기나 슈퍼주니어도 좋았지만 신중현의 음악에 가장 공감할 수 있었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신중현은 락그룹 시나위의 멤버인 신대철 등 두 아들과 함께 무대에 서 자신의 대표곡인 ‘미련’ ‘미인’ ‘빗속의 여인’ 등을 열창해 70대 나이를 잊게 만들었다.
<김상목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