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승욱이’에게 도움됐으면…
삼중장애 안 순간부터 학교 적응까지 극복과정
힘겨운 순간들 심경 담아
“저 같은 시행착오 없기를”
삼중장애아 ‘승욱이 이야기’가 본보 토요일자 스타일 섹션에 연재된 지 3년이 넘었다. 그동안 승욱이와 엄마 김민아씨와 그 가족은 엄청나게 많은 변화를 겪었다.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승욱이가 기숙사 학교에 갔고, 집안의 기둥이던 김민아씨의 아버지가 별세했고, 작년에 형부가 급사한 데 이어, 최근에는 어머니가 갑작스런 심장수술을 두 차례나 받았다. 마치 욥기서를 읽는 듯한 재난의 파도가 연속해서 몰아치는 가운데서도 김민아씨는 용기를 잃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칼럼을 통해 보여줘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런데 그 많은 변화 중 가장 큰 변화, 가장 좋은 변화는 승욱이가 유명해졌다는 것이다. 승욱이 이야기는 지난 4월20일 한국에서 장애인의 날 특집 SBS 다큐멘터리 ‘네 박자의 사랑’을 통해 방영되면서 수많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짐승 같은’ 상태로 태어나 가족들의 헌신적인 사랑과 미국 특수교육의 혜택으로 기숙사에서 혼자 생활하는 학생이 될 때까지, 지난 9년의 스토리를 담은 이 다큐멘터리는 한국에서 높은 시청률과 함께 많은 사람들의 감동과 눈물을 자아냈다.
그리고 바로 때를 맞춰 지난 달 김민아씨는 본보 칼럼을 엮은 책 ‘굿모닝, 엔젤!’(사진·루덴스 간)을 출간했다. 또한 얼마 안 있어 동화작가 이상희씨가 승욱이 이야기를 토대로 집필한 동화책 ‘내 동생 승욱이’도 출판될 예정이다.
요즘 한국의 여러 언론 매체로부터의 인터뷰 요청과 미주 한인교회들의 간증집회 스케줄로 벅찬 시간을 보내고 있는 김민아씨는 갑작스런 변화가 부담스럽고 긴장되기도 하지만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앞서 가는 사람으로서의 책임감’이 오늘의 자신을 있게 했다고 말한다.
“어느 날 뒤를 돌아보니 승욱이의 뒤를 따라오는 아이들이 보였어요. 그러다 보니 먼저 이 길을 걸어온 사람으로서 또 사랑의 빚진 자로서 책임감이 생겼지요. 저도 누군가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승욱이를 이만큼 키우지 못했을 거예요. 승욱이만 잘 키우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승욱이를 위해 좋은 모델이 되어야 했어요. 물론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제가 겪은 시행착오를 또 다른 승욱이는 겪지 않도록 길을 내주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출판되자마자 한국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굿모닝 엔젤’은 3중장애이면서도 누구보다 잘 웃는 ‘미소천사’ 승욱이의 장애극복 스토리이다. 1부에서는 태어나서 소리를 못 듣는 것을 알 때까지, 2부는 장애아로서 어떻게 현실을 극복하고 학교에 적응해 가는지, 3부는 와우이식을 알게 되고 수술하기까지의 이야기, 4부는 와우이식을 한 후의 놀라운 변화와 기숙사에 가고 초등학교에 다니게 되는 과정, 5부는 장애아 가족으로 살아야했던 힘겨운 시간들, 6부는 승욱이로 인해 삶의 힘을 얻는 김민아씨의 솔직한 심경이 실려 있다.
“승욱이를 낳은 날, 의사에게 승욱이 눈에 관한 이야기를 듣던 날, 미국으로 데리고 온 날, 눈 수술에 실패한 날, 청각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 학교에 처음 보내던 날, 승욱이 혼자 스쿨버스 타고 학교 간 날, 와우이식 수술을 한 날, 처음 승욱이가 스피치 교육을 받던 날, 이 모든 일이 안정을 찾아갈 즈음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까지 지난 7년간의 여정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나에게 버겁고 긴 시간이었다. 다시 7년을 이렇게 살라고 하면 난 분명 도망갈 거다.”
그동안 승욱이를 사랑해온 독자들이 이 책을 많이 사서 감동적인 이야기도 읽고, 주위에도 널리 알리고, 이 가족이 앞으로도 계속 헤쳐나가야 할 험한 길에 작은 징검다리들을 놓아주며 지켜보아주기를 기대한다. ‘굿모닝, 엔젤!’은 한인타운 내 동아서적, 세종문고, 정음사에서 구입할 수 있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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