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잘 나가던 헤지펀드 업계가 올해 들어 국제적인 금융위기 속에 드물게 손실을 기록하면서 고난의 시절을 맞고 있는 반면 하버드대는 기금 운용에서 발군의 실적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14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하버드대 기금은 6월말로 끝난 지난 회계연도에 8.6%의 수익률을 거뒀다.
이는 지난 10년간 평균 15% 안팎의 수익률을 거둔 것에는 못미치지만 금융권이 신용위기에 따른 손실로 고전하는 것과 비교하면 훌륭한 실적이다.
이런 수익률 덕분에 하버드대 기금의 가치는 전년의 349억달러에서 이번에는 369억달러로 20억 달러 가량 증가했다.
하버드대 기금측은 기금 운용 수익률이 내부 벤치마크 수준을 넘어섰고 165개의 다른 대형 기관투자자들 중에서도 상위 5% 안에 들었다고 성과를 설명했다.
하버드대 기금은 신흥시장 주식과 사모투자, 상품, 부동산 관련 자산 운용은 벤치마크 이상의 수익을 거두는 성과를 보였지만 헤지펀드와 하이일드 분야의 성과는 실망스러웠다고 소개했다.
하버드 기금은 이로써 지난 10년간 평균 13.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시장이 오르거나 내리거나에 관계없이 수익을 내고는 했던 헤지펀드업계는 올해 들어 고전하고 있다고 신문은 지난 12일 보도했다.
헤지펀드리서치에 따르면 헤지펀드업계는 올해 들어 평균 4%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가 지난 10년 사이에 2002년 이후 2번째 손실을 내는 해가 될 전망이다.
헤지펀드는 공공 연기금펀드나 기업 연금펀드, 대학 기금 등이 수십억달러의 자금을 투자하면서 지난 10년간 5배로 커져 2조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그동안 대형 헤지펀드가 파산하고 소규모 펀드는 매년 몰락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현재의 문제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다.
투자자들에게 시장이 갈수록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주의를 환기시키는 펀드들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에는 오스프레이매지니먼트가 운영하는 한 펀드를 비롯해 몇개의 헤지펀드가 폐쇄됐고 어려움을 겪는 헤지펀드에 대한 소문도 시장을 흔들고 있다.
특히 리먼브러더스 같은 월가의 은행들이 어려움에 처하면서 헤지펀드에 돈을 빌려주기를 꺼리고 있어 자금 마련도 힘들어지고 있다.
헤지펀드들이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비용은 1년 전보다 5~10% 올랐고 은행들은 장기로 돈을 빌려주려 하지도 않고 있다.
신문은 헤지펀드들은 이미 어려운 시절이 올 것에 대비하고도 있다면서 헤지펀드업계 인력업체인 글로캡을 인용해 펀드 매니저들이 연말 직원들의 보너스를 크게 줄일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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