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스타일 ‘열정’ vs `냉정’ 대비
(서울=연합뉴스) 김재현 기자 = ‘1차전은 오마바의 승리’
미 대선후보 간의 첫 TV 토론에서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가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보다 더 잘했다는 유권자들의 평가가 나왔다.
CNN이 26일 미시시피주 옥스퍼드에서 열린 TV 토론 후 성인남녀 524명을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오차범위 ±4.5% 포인트)에서 오바마가 잘했다는 응답은 51%, 매케인이 잘했다는 응답은 38%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6명꼴로 ‘두 후보 모두 예상했던 것보다 잘했다’는 반응을 보였고, 10명 중 7명꼴로 ‘두 후보 모두 대통령이 될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특히 오바마는 매케인보다 더 지적이고 호감이 가며 사람들의 문제를 잘 알고 있다는 인상을 줬고, 근소한 차이로 더 진실되고 강력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심어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매케인이 상대 공격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483명의 부동층을 상대로 한 CBS의 온라인 여론조사(오차범위 ±4%포인트)에서도 오바마가 토론에서 승리했다는 응답은 39%로 매케인(24%)보다 많았다. 무승부라는 응답은 37%였다.
특히 오바마가 유권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더 잘 아는 것 같다는 응답은 매케인보다 2배 많았다.
‘대통령이 될 준비가 돼 있는가’라는 질문에선 매케인은 78%로 TV토론 전과 차이가 없었지만 오바마는 이전보다 16%나 급등한 60%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1차 토론은 오바마의 승리라는 분석이 가능해 보인다.
무엇보다 격정적이고 공세 위주의 매케인과 차분하고 안정된 오바마 간의 토론 스타일이 대비되면서 승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AP 통신은 27일 매케인이 현란한 제스처를 동원한 ‘행동’ 중심이었다면 오바마는 찬반 양론을 따지는 사려 깊고 신중한 자세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매케인은 본능에 귀기울이는 충동적이고 성미 급한 사람으로, 오바마는 지나치게 신중해 결단성이 없거나 제3자처럼 비쳐졌다는 지적도 있다.
‘뜨거운’ 매케인과 ‘차가운’ 오바마의 이미지는 월가의 금융위기를 대하는 두 후보의 시각과 태도에서 극명하게 대비됐다.
매케인은 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메인 스트리트’가 수도 워싱턴과 월스트리트의 무절제와 탐욕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며 미국인들의 분노를 자극하려고 시도했다.
반면 오바마는 민첩하고 현명하게 움직여야 한다. 저는 납세자 보호를 위한 일련의 제안을 내놓았다며 이성에 호소하려 했다.
‘이미지 정치’에 대한 두 후보의 호불호가 이번 TV토론을 전후해 대중에 각인되고 있는 점도 향후 여론에 미칠 영향과 관련, 주목된다.
매케인은 금융위기에 초당적으로 대처하자며 돌연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TV토론 연기를 제안했으나 정작 구제금융법안 처리를 논의한 백악관 회담에 가서는 공화당내 반대파가 내세우는 원칙론만 되풀이하며 침묵으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달리 오바마는 오히려 구제금융 법안의 핵심 쟁점인 재무장관에게 광범위한 권한을 주는 방안을 지지하면서 그 특유의 논리를 폈다는 후문이다.
오바마는 나는 전화를 사용하지 사진 찍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일처리에 방해되기 때문이라며 매케인의 이미지 정치를 꼬집었다.
AP 통신은 국내에서 금융위기, 해외에선 국제분쟁에 직면한 미국이 필요로 하는 것은 매케인의 ‘열정’일까, 아니면 오바마의 ‘냉정’일까라는 화두를 던졌다.
j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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