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선호..유가.금속가 하락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금융위기 속에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공조해 8일 금리인하를 전격 인하했지만 금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유가와 다른 원자재가는 하락해 경제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줬다.
금리인하 등 금융위기 진화를 위한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불안감은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를 몰리게 하고 있는 반면 원유나 다른 원자재는 경기침체 공포로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금값은 온스당 900달러 선을 넘어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날보다 24.5달러(2.8%) 오른 온스당 906.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값은 장중에는 924.90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12월 인도분은 가격도 39.2센트(3.4%) 오른 온스당 11.772달러에 거래됐다.
반면 원유와 구리, 알루미늄 가격 등은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 감소 예상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1.11달러(1.2%) 떨어진 배럴당 88.95달러로 마감, 다시 9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11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1.61달러(1.9%) 하락한 배럴당 83.05 달러에 거래됐다.
유가는 전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의 근본 원인이 개선되지 않고 원유 수요가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으로 개장 초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12월 인도분 구리 가격은 17.95센트(7%) 떨어진 파운드당 2.3550달러에 거래를 마쳐 작년 2월 이후 1년8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알루미늄 가격도 톤당 2천230달러까지 떨어져 근 3년만에 최저치까지 내렸고, 아연 가격도 3년 최저치로 추락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각국 정부의 금리인하 조치 이후 유가와 금속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한 것은 세계 경제가 튼튼해지기 전까지는 원자재 가격이 최고가 행진을 하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임을 보여준다면서 어려운 세계 경제에 원자재 가격 하락이 위안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통상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대부분 달러화를 기반으로 거래되는 원자재 가격은 달러 가치 하락을 반영해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금값은 오르고 다른 원자재가는 내리는 현재의 시장 상황은 불확실성과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지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로직어드바이저스의 빌 오닐은 로이터통신에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핵심은 신뢰인데 어떤 변화가 보이기 전까지는 금값은 계속 오르고 다른 기초 금속 가격은 하락하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달러화 가치는 이날 금리인하 조치 속에 투자 매력이 떨어지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는 오후 2시46분에 유로당 1.3698달러에 거래돼 전날의 1.3588달러에 비해 가치가 급락했다.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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