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홈 가구중 약 16%가 모기지빚>집값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 전 세계를 뒤흔든 미국발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 주택가격이 ‘날개 없는’ 추락을 지속하면서 미국에서 자기 집을 가진 가구 6곳중 1곳은 집값이 모기지 대출금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 지금 당장 집을 팔아도 대출금을 갚을 수 없다는 뜻이며, 이들은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다가 주택을 압류당할 가능성이 높아 압류→매물 급증→집값 하락의 악순환을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무디스이코노미닷컴(Moody’s Economy.com)의 자료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하면서 이런 현상이 미 경제의 부진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7천550만 가구가 현재 사는 집을 소유하고 있으며 최근 일부 지역에서 주택가격이 30%까지 하락하면서 이중 16%인 1천200만 가구의 집값이 모기지 대출금보다 낮아졌다.
이런 비율은 지난 2006년 4%의 무려 4배, 지난해 6%의 2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부동산관련 웹사이트인 질로우닷컴의 통계에 따르면 특히 최근 5년 새 모기지를 받은 사람 중에서는 이 비율이 29%로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디스이코노미닷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잰디는 결국 집값이 모기지보다 낮아진 사례의 비율이 사상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기지은행협회에 따르면 지난 2.4분기에 모기지 대출자중 9.16%는 1개월 이상 대출금을 연체하거나 압류를 당한 상태였다. 이는 1년 전의 6.52%보다 급등한 수준이며, 협회가 39년 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다.
집값 하락은 모기지 축소로 이어져 3.4분기 모기지 대출이 8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샌디에이고와 보스턴의 메트로폴리탄지역의 집값이 2003년 수준으로 돌아갔고 라스베이거스,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포트로더데일 등은 4년 전 집값으로 내려갔다.
집값이 계속 하락하고 있지만 바닥을 치려면 아직 멀었다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집값이 12∼18개월 후에 바닥을 칠 것이며 그때까지 16%나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체이스는 지난 주 내놓은 전망에서 캘리포니아의 집값이 앞으로 10%, 플로리다는 16%씩 추가 하락할 것이며, 극심한 경기침체가 발생하면 하락률은 24%, 36%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이체방크의 증권리서치부문장인 캐렌 위버는 주택자산은 중산층 재무상황의 초석이 돼왔다면서 그것이 사람들이 늙어서 의지할 수 있는 가치를 갖지 못하고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은 경제에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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