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최악의 일주일을 보낸 미 뉴욕증시의 바닥은 어디인가.
신용위기가 글로벌 경기침체 공포를 불러오는데 따른 증시의 불안감은 이번 주에도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바닥을 확인하는 것이 증시의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지난주 뉴욕증시를 비롯한 세계 증시는 한주 성적으로는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8일째 하락세를 이어가며 8,451.19로 지난주를 마감, 주간18.2% 떨어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899.22로 주간 18.2% 떨어졌다. 다우지수의 주간 하락률은 역대 최대이고 S&P500 지수 하락률은 1929년과 1933년에 이어 3번째다.
범유럽 다우존스 스톡스 600지수도 205.13으로 주간 22%나 빠지는 최악의 주를 기록했고,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주간 18% 떨어져 1987년 지수가 만들어진 이후 최대의 주간 하락률을 보이는 등 아시아.유럽 증시도 최악이었다.
다우지수는 작년 10월 9일 사상 최고치인 14,164.53에 비하면 40.3%나 떨어진 상태다.
이에 따라 증시에서는 도대체 바닥이 어디인지에 모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예일대의 로버트 실러 교수가 `가치투자 이론의 대부’ 벤저민 그레이엄의 주가수익비율(P/E)을 토대로 10년 평균 기업 순이익과 주가를 비교한 결과를 전하면서 역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교훈을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S&P 500 소속 기업의 주가는 수익보다 15배 높은 상태로 이 수치는 9월30일 이후 25%나 떨어졌다.
이런 수준의 P/E는 1989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P/E가 현대사에서 가장 낮았던 때는 1982년의 7월과 8월의 6.6이었고 10 밑으로 상당기간 내려가 있었던 때도 2차세계대전 이후 몇차례 있었다.
현재의 P/E가 10까지 가려면 S&P 500지수는 600선까지, 다우지수는 6,000선까지 하락해야 한다. 지금보다 주가가 30%나 더 떨어져야 하는 것이다.
실러 교수는 증시가 이렇게 과도하게 떨어질 수 있을지에 관해 전에도 그런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면서도 자신이 어떻게 본다고 예측하기는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미 증시에서 S&P 콤퓨스타트 리서치가 추적한 9천194개 주식 중 3천518개가 현재 1년전 수익의 8배 아래로 거래되고 있고, 10개 중 1개 꼴인 876개 기업은 주당 현금보유액 보다도 낮은 가격에 거래돼 1932년 대공황 때보다도 비율이 낮은 상태다. 주식을 다 사도 회사의 현금이 더 많을 정도로 주가가 낮다는 얘기다.
일례로 찰스슈왑의 경우 278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가총액은 210억달러에 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증시가 1930년대 대공황 같은 상황을 재연할 가능성이 있을까.
대공황 전문가인 럿거스대의 유진 화이트 교수는 현재와 대공황 때의 유일한 닮은 점은 시장이 팩트(사실)가 아니라 공포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은 정부가 대공황 때 손을 놓고 있었던 것과는 반대로 적극 대응하고 있는 것이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책 입안자들이 훨씬 현명한 결정을 하고 있고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주에 증시가 하락세를 접고 반등할 것인지 여부는 자금시장 경색을 비롯한 금융위기 불안감이 다소 진정되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급등세를 보여온 리보(런던은행간 금리)가 안정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열린 선진 7개국(G&) 재무장관 회의에서 어떤 공조책이 나올지 관심이 모아졌지만 이들은 금융위기 해소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만 보였을 뿐 구체적인 대응책은 내놓지 못했다.
이번주에는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 캐피털원 같은 금융기관들이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고 인텔과 구글, 이베이 등 주요 기술주 기업들도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또 15일에는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 16일에는 소비자물가지수(CPI), 17일에는 9월 주택착공실적 등이 발표된다.
다만 위안이 되는 점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0일 증시에서 나스닥은 반등하고 다우지수는 697포인트나 하락했다가 322포인트까지 상승하는 등 역대 최대인 1천19포인트를 등락한 끝에 128포인트 정도 하락한 상태로 장을 마쳤다는 점이다. 뉴욕증시 거래량도 111억6천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해 손바뀜이 활발해졌다는 점도 증시가 단기적으로 바닥을 친 것이 아니냐는 기대를 낳고 있다.
아발론 파트너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피터 카딜로는 마켓워치에 증시가 바닥을 쳤다는 것에 어느 때보다 더 확신이 든다며 다우지수가 한때 8,000선이 무너진 것을 공포에 의한 매도세가 정점에 달한 것으로 분석하고 물론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다고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다.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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