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살모넬라 살균
부엌에선 강력한 세제
소금물에서 이온 분리
근래 미국서 보급 시작
“여러분 부엌에서 기름기를 제거하고 창문을 반짝거리게 해줍니다. 음식을 살균해 주고 무좀약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오, 그리고 음료수도 됩니다.”
약장수 광고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실제로 그런 묘약이 있다. 정부기관의 승인을 받았고 과학적으로 증명된 약이다. 탄저균 포자를 죽일 수 있는 강력 살균제이면서도 인체에 해롭지 않다. 손을 부르트게 하고 독한 냄새를 풍기는 표백제보다 10배로 효과적이면서도 환경을 전혀 해치지 않는다.
가수분해 이온수(hydrolyzed water)라고 불리는 이 물질은 이미 일본과 러시아에서 수십년째 살균제 및 세제로 널리 사용되다가 근래 미국에도 도입되고 있다고 LA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뉴욕에 있는 양계공장에서는 살모넬라를 살균하는데 사용하고 미시간 구치소에서는 치명적일 수 있는 세제 대신으로 재소자들이 이온수를 사용하게 하고 있다. 샌타모니카에 있는 호텔 쉐라튼 델피나에서 이온수를 사용한 청소부들은 ‘리키도 미라클로스’, 즉 ‘기적의 액체’라고 부른다.
놀라운 점은 이온수가 특별한 물질이 아니라 단순한 소금물이라는 것이다. 소금물을 약한 전기를 처리하면 소금이 나트륨과 염소 이온으로 분리되는데 나트륨은 기름기를 제거하는 알칼리 세제인 수산화나트륨이 되고 염소는 강력 살균제인 차아염소산이 된다.
그러나 이온수도 단점이 있다. 효력이 오래가지 않기 때문에 오래 저장될 수 없고 기계가 비싼 편으로 주로 공업용으로 생산되고 있다. 쉐라튼 델피나 호텔은 1만달러짜리 전기분해기를 구입했는데 재료가 갤런당 1센트 미만이므로 1년 이내에 비용을 만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화상을 입은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가수분해 이온수를 사용하고 있고 특히 남미와 아프리카에서 주민들에 살균된 식수를 공급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일본에서 스시에 있는 세균을 죽이기 위해 뿌려지며 수영장을 소독하기 위해 염소 대신으로 사용된다. 쉐라튼 델피나의 직원들은 채소에 이온수를 뿌리면 더 오래 간다고 전한다.
일부 회사에서는 이온수가 건강에도 좋다며 600달러에서 3,000달러 사이의 기계를 판매하기도 하는데 샌타바바라 컨설턴트 리처드 울래어트는 아직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 아니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미네소타 대학 식품학자 조엘렌 파이어태그는 처음에는 이온수의 효과를 의심했지만 실험 결과 대장균, 살모넬라, 리스트리아 등의 세균을 죽이는 것을 발견하고 신봉자가 됐다. 그러면서도 자녀들의 여드름에 바를 수 있었을 정도로 순하다고 말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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