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긴장하고 의미 있는 경기였다. 한국과 일본과의 경기는 몸이 움직이는 스포츠를 떠나 민족의 감정이 담긴 정신과 혼의 싸움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결승전은 끝까지 긴장과 기대감을 준 경기였다. 한국이 일본에 이기지 못해 아쉬움을 주었지만 그래도 잘 싸운 경기였다. 이겼기 때문에 칭찬하고 졌기 때문에 실망하는 태도보다는 모두가 힘을 내어서 최선을 다한 그 노력에 박수와 격려를 해 주어야 한다.
야구 경기는 1회 초부터 9회 말까지 투수와 타자의 선택으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9명의 선수가 다 각자 역할이 있지만 제일 중요한 변수는 투수와 타자이다. 한 경기에 투수가 타자에게 던지는 공은 평균 120개가 된다. 그렇게 본다면 모든 타자가 쳐야 하는 공은 120개다. 물론 한 타자가 한 경기에 공을 칠 수 있는 기회는 적어도 3번 이상이다. 타율을 말할 때 타자가 3번 나와서 1번 치면 3할3푼3리라고 한다. 퍼센트로 33%의 확률이다.
야구의 경기의 승패는 공 하나에 달려있다. 이번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승패를 결정지었던 공은 연장 10회 초에 한국 투수 임창용 선수가 던졌던 공 하나다. 경기 후 감독은 이치로를 고의 사구로 내보내라고 사인을 주었다고 했다. 그러나 임 선수는 그 사인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감독과 투수와의 사인이 어떻게 이루어졌든지 임창용 선수는 그 공 하나를 던지기 전에 만감이 오고 갔을 것이다. 볼 카운트는 투 스트라이크 투 볼이었다. 투수에게 유리한 카운트였다. 타자로 선 이치로도 역시 긴장했을 것이다. 그러기에 두 번씩이나 파울볼을 쳤던 것이다. 드디어 임창용 선수가 캐처를 향해 공을 던졌다. 그 경기를 본 모든 사람들은 그 공을 이치로 선수가 칠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스트라이크 아웃을 당하기를 기대했을 것이다. 그 때에는 그 어느 누구도 그 공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몰랐다. 한국 팀은 스트라이크 아웃을, 일본팀은 안타이기를 희망했을 것이다. 결과는 이치로 선수가 그 공을 치고 말았다.
이치로 선수는 워낙 미국 메이저 리그에서도 잘 알려진 선수이다. 임창용 선수도 이치로와 더불어 경기를 하면서 어떤 마음을 가졌을 것이다. 그래서 신중하게 공을 던졌을 것이다. 아무렇게나 무성의하게 던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승패를 결정짓는 단 하나의 공이 되고 말았다. 전체 경기 중에서 투수가 던진 공 120여개 중에서 가장 중요한 공 하나가 되고 말았다. 자신도 그렇게 그 경기를 본 사람들도 그 공이 그렇게 중요한 공인 줄 몰랐다. 그런데 야구가 그런 것이다. 아니 야구뿐 만 아니라 모든 경기가 그렇다. 더 나아가서 인생이 그렇다. 정치, 관계, 사업 등이 다 그렇다. 그래서 야구 해설가 하일성 씨는 야구를 이렇게 말했다. “야구? 모르죠!”
성경은 말씀한다. “이로 인하여 무릇 경건한 자는 주를 만날 기회를 타서 주께 기도할지라 진실로 홍수가 범람할지라도 저에게 미치지 못하리이다”(시편32:6)
인생은 한 순간 한 순간이 공 하나의 선택의 기회이다. 지금 날아오는 공 하나를 치지 못하면 후회할 날이 오게 된다. 또 내가 던져야 하는 공 하나가 너무나 중요하다. 그것이 큰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아무도 모르는 인생, 하나님만이 아는 우리의 인생을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지금, 나에게 주어진 공 하나의 기회를 잘 던지고, 잘 쳐야 한다. 이것이 인생 야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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