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런던 컴백공연, 억만장자 후견인들 투자로 성사
“연 5억달러 수입 가능한 연예인”
엄청난 빚더미에 올라앉은 잭슨
세 자녀 위한 강한 재기의지 피력
차압 매물 등을 사고팔아 억만장자가 된 웨스트사이드의 금융가 탐 배럭은 2008년 3월 문제매물을 살펴보기 위해 라스베가스로 날아갔다. 그러나 그의 목표물은 고전중인 호텔이나 망한 은행이 아니었다. 그것은 마이클 잭슨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팝 가수인 잭슨은 라스베가스 구 시가지의 음침한 주택단지에서 세 자녀와 함께 초라하게 살고 있었다. 49세의 나이에 그는 4억달러 빚더미에 앉아 있었으며 너무 몸이 쇠약해 휠체어에 앉아 손님을 맞아야 할 정도였다. 지난 2005년 아동추행 재판에서 무죄평결을 받은 후 그에게 거처를 제안했던 많은 부호 친구들은 모두 떠나간 후였다. 그의 샌타 바바라 소재 랜치인 네버랜드는 경매에 회부되기 일보직전이었다.
잭슨에게서 배럭은 자신의 회사인 콜로니 캐피탈에게 그동안 성공을 안겨줘 온 저평가 자산을 발견했다. 그는 잭슨에게 수표를 써 준 후 콘서트 프로덕션 AEG 라이브의 지분을 갖고 있는 자신의 친구 필립 앤슈츠에게 전화를 했다.
15개월이 지난 지금 잭슨은 벨 에어의 저택에 살면서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리는 50회의 매진공연을 위한 연습에 한창이다. 녹음실보다는 중역실 경험이 훨씬 많은 두 억만장자의 개입은 그동안 무수한 인사들이 노력했지만 실패했던 것을 가능케 해 주는 것 같다. 잭슨의 무대 복귀가 그것이다.
잭슨의 지지자들은 런던 공연을 궁극적으로 3년에 걸친 세계 순회공연과 영화, 새 앨범, 그레이스 랜드 같은 박물관, 라스베가스와 마카오에서의 뮤지컬 쇼, 그리고 ‘스릴러’ 카지노 등을 아우르는 커리어 재탄생을 가늠해 줄 오디션으로 보고 있다. 배럭은 “우리는 마음만 집중한다면 1년에 5억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는 사람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런 연예인은 드물다”고 말했다.
그동안 많은 이들이 잭슨의 복귀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관리팀의 혼선과 내부의 싸움, 그리고 잭슨의 유명한 괴팍스러움 등 때문이었다. 잭슨의 후견자들이 ‘하이스쿨 뮤지컬’ 연출자인 케니 올테가를 비롯해 최고의 팀을 꾸려줬지만 불협화음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달에는 2명이 서로 자기가 잭슨의 매니저라고 주장하고 나섰으며 그 전에는 잭슨의 회계 관리를 맡아온 회계사가 갑작스레 해고되기도 했다. 하지만 잭슨의 측근들은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잭슨은 오랜 동안 흥청망청 돈을 쓰면서 일은 거의 하지 않았다. 1997년 이후 순회공연을 하거나 새 앨범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돈은 메가 스타처럼 써 왔다. 자신의 호사스런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잭슨은 그의 가장 중요한 재산, 즉 네버랜드와 비틀스 음악 등을 포함한 음악 카탈로그를 담보로 돈을 빌려왔다. 지난 2005년 재판 때 그의 부채는 이미 3억달러를 넘어섰으며 매년 그가 버는 것보다 3,000만달러씩 더 지출해 왔다.
돈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그를 상대로 이어지는 소송들이다. 잭슨은 지난 1990년 이후 지금까지 11명의 매니저를 거쳤다. 그의 재정 자문, 매니저, 변호사, 포르노영화 제작자 등 최소 19명이 잭슨을 상대로 돈 미지급과 계약 위반을 들어 소송을 제기했다. 잭슨은 대부분을 합의로 마무리 지었다. 지금도 몇 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잭슨을 20년 이상 맡아 온 연예전문 변호사 존 브란카는 잭슨의 재정적 곤란이 ‘예스맨’들로 주위를 채운 데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브란카는 지난 1985년 잭슨에게 비틀스 음악 카탈로그의 절반 지분을 4,750만달러에 사라고 조언했다. 이 카탈로그의 가치는 현재 수십억 달러로 추산되며 잭슨의 재정관련 결정 중 가장 현명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샌타나와 에어로 스미스 등을 고객으로 갖고 있는 브란카는 “어느 누구보다도 똑똑하고 재주가 있는 잭슨이 음악 사상 최악의 측근들을 골랐다는 것은 역설적”이라며 잭슨이 그의 이익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 측근들에 둘러싸이게 되면서 그와 결별했다고 말했다.
잭슨의 재정위기는 2008년 3월 2,450만달러를 연체하면서 네버랜드가 경매로 넘어간 때였다. 어찌어찌해서 이 소식을 알게 된 배럭은 잭슨에게 제안을 한다. “나는 그와 마주 앉아 우리가 그의 은행 노트를 매입하고 재정상황을 재조정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관리자와 새로운 무대, 새로운 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배럭은 회상했다. 며칠이 지나 잭슨과 배럭은 합의에 도달했다. 콜로니 캐피탈 사는 2,250만달러를 지급했으며 네버랜드는 차압을 피했다. 배럭은 자신이 음악계 인사가 아니라는 사실이 잭슨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뱌럭은 잭슨과 상당한 시간을 같이 보냈다. 그는 잭슨을 ‘천재’라고 평가하면서 헌신적인 아버지라고 들려준다. 배럭의 친구인 앤슈츠는 자신의 콘서트회사 책임자인 랜디 필립스와 잭슨을 연결시켜 준다. 필립스는 이 회사 책임자로 지난해 10억달러 이상 입장수입을 올렸으며 셀린 디온의 4억달러짜리 라스베가스 딜을 성사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필립스는 지난 2007년에도 잭슨을 눈 여겨 봤다. 복귀무대를 제안했지만 잭슨이 거절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무엇보다 그는 돈이 필요했고 또 하나의 개인적인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세 자녀인 7살 된 아들 프린스 필립과 12살인 마이클 조셉 잭슨, 그리고 11살인 딸 패리스 마이클 캐서린은 어보지가 라이브로 공연하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잭슨은 “아이들은 내가 하는 것을 감사해하고 이해할 만큼 자랐으며 나는 그럴 수 있을 만큼 아직 젊다”고 말했다고 필립스는 들려줬다.
오랜만에 무대에 오르는 잭슨이 아직 녹슬지 않았는지는 오는 7월13일 첫 공연의 불이 꺼진 후 판명될 것이다. 얼마 전 첫 공연 일자가 닷새 연기되면서 잭슨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수군거림이 있었지만 제작자와 연출자는 제작 상 문제일 뿐 이라며 이를 일축했다. 하지만 AEG는 이 공연에 쏟은 2,000만달러 외에도 툭하면 공연을 취소하곤 했던 잭슨의 과거를 신경 쓰는 눈치다. 필립스는 “이 바닥에서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위대함을 성취할 수 없다”며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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