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한가위가 주말을 끼고 있어 한국에선 좀 불만인 눈치지만 태평양 건너 이곳에선 오랜만에 한가위 기분 제대로 낼 수 있겠다.
추석은 설 다음으로 큰 명절이지만 이역만리 타국에서는 추석인지 아닌지도 알 길 없이 휙 지나가는 게 현실이다. 고단한 이민살이, 너나 할 것 없이 바쁜 주중에 알뜰살뜰 추석 상 챙겨먹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올해는 추석이 주말이어서 모처럼 가족들과 둥근 보름달 아래서 한가위 기분 여유롭게 만끽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상다리 휘어지기까진 않더라도 소박하나마 격식 갖춘 저녁 식탁을 정성껏 준비해 한데 모이면 마음까지 풍성해지지 않겠는가. 가뜩이나 다들 주머니 사정 힘들다고 하는 이 때, 거창한 상차림보다는 추석 핑계삼아 오랜만에 가족들끼리 밥이라도 한끼 먹으며 그간의 고달픔도 들어주고, 위로도 건네는 그런 자리라면 더할 나위 없겠다. 그런데 사실 막상 상 차리는 입장에선 설보다 더 어려운 게 한가위다.
바로 이런 고민을 한국 대표 한정식 식당인 소향이 전통적인 추석 메뉴를 중심으로 아름다운 한가위 상차림 아이디어를 제공, 말끔히 해결해 줬다.
보기에 좋은 떡이 먹기도 좋은 법. 눈도 즐겁고 입까지 즐거운 한가위 식탁은 그 상에 둘러앉은 모든 이들을 행복하게 할 것이다. 분명.
한정식으로 유명한 소향이 차려낸 한가위 상차림. 추석상의 대표 메뉴인 토란탕을 기본으로 연잎 쌈밥,고기산적, 신선로 등을 적절히 배합해 메뉴를 짜면 수라상이 부럽지 않은 아름다운 한가위 식탁을 차릴 수 있다.
#우리 조상들, 추석엔 뭘 먹었을까
추석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바로 송편이다. 떡 안에 밤이나 깨 등 앙금을 넣어 먹는 송편은 솔잎을 깔고 떡을 찌기 때문에 송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송편 외에 추석날 아침상에는 토란탕과 신선로, 삼색나물, 산적, 송이버섯 요리 등이 올라왔다. 토란탕은 옛부터 서울 경기 지방의 대표적 추석 별미인데 토란은 소화를 돕고 변비에도 효과가 있어 떡이나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고 배탈나기 쉬운 추석에 사랑 받아온 메뉴다.
신선로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표적 궁중요리로 귀한 손님을 맞을 때 내는 최고의 메뉴중 하나였다고 한다. 또 송이버섯 요리는 음력 8월이 가지각색의 버섯이 나는 철이어서 추석 상 단골 메뉴 중 하나인데 이중 표고 다음으로 치는 송이버섯을 이용해 다양한 요리를 했다. 송이버섯 요리는 꼬치에 꿰어 살짝 구워먹기도 하고 잘게 썰어 송이밥을 해 먹기도 했다고 한다.
또 추석의 대표 메뉴인 삼색나물은 주로 도라지, 고사리, 시금치 나물이 가장 일반적인데 소금과 참기름간으로 고물고물 무쳐 예쁘게 접시에 담기만 하면 된다. 이외에도 가을에 어울리는 도라지, 고사리, 시금치 등을 무쳐 나물 요리가 상에 올랐으며 햇밤, 대추, 배, 은행 등 이제 막 제철에 들어서는 과일과 견과류도 대표적인 추석 음식으로 사랑 받아 왔다.
<글 이주현·사진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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