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왕국이라는 미국이 경제위기로 오랫동안 지켜왔던 자동차 업체 ‘빅 3’가 추락하면서 세계 1위 자리를 2008년에 일본차에 내주게 되었다.
한집 건너 하나씩의 일본차를 보면서 미국 사람들은 애국심도 없나, 그 많은 미국 차를 마다하고 하필이면 일본차를 타는 것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일본차가 고장이 적고 외모가 날씬 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미국사람은 미국 차를 타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생각했다. 미국 사람들은 명분보다는 실리를 중요시하기 때문이라고 이해는 한다.
나는 미국에 와서 30년 이상을 살면서 상업용 차와 아이들 차까지 모두 아홉 대를 샀는데 그때마다 미국 차만을 고집했다. 미국 차가 안전하다는 것이 내 주장이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처럼 미국에 왔으면 미국 차를 타는 것이 당연하다고 역설했다. 고장 없고 멋있는 일본차를 마다하는 아버지를 아이들은 바보고집이라고 불평 했을 것이다.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고 일제치하에서 노예같이 살아 왔고 6.25 전쟁을 겪은 우리 세대들은 일본에 대한 민족감정은 어쩔 수 없다. 운동경기에서도 다른 나라에는 지더라도 일본은 꼭 이겨야 한다는 것이 우리 민족의 불문율처럼 되어 있다. 사람을 지칭 할 때도 미국사람 중국사람 하다가도 정신대 말만 나오면 ‘일본 놈’으로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것을 어찌하겠는가.
앞서 뛰는 사람 넘어지기를 바라는 것은 나쁘지만 무엇이든지 일본이 앞서 가는 것은 배가 꼬이고 혹이나 넘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없지도 않은 것은 솔직한 사실이다.
도요다가 일본의 상징처럼 세계 1위가 되면서 그들은 교만해지고 오만해졌다. 미국을 깔보면서 미국의 자존심인 GM과 포드를 밀어내 미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더니, 자동차 역사 이래 최고의 도요타 리콜 사태를 가져오며 불신이라는 중병에 걸리고 말았다. 도요타 리콜 사태는 ‘호미로 막을 것을 삽으로 막는’ 격이 되었다. 오래 전부터 가속페달 문제가 있었고 1,000건 이상의 항의가 있었지만 도요타는 일본 기술의 장인정신을 내 세우며 고객을 무시하고 거짓말로 변명해 왔다.
도요타는 너무 교만했다. 도요타 아끼오사장은 미 의회 청문회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추구하면서 안전에 소흘’하게 한 것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그들은 대량 판매에만 주력하면서 부품과 기술에 문제가 있는 것을 숨기고 부인해왔다. 도요타는 전 세계에 팔아먹은 차 중에 1,000만 대를 리콜 해야 한다니 회사의 기둥뿌리가 흔들리고 있다.
‘토끼와 거북이’ 경주에서 승리는 토끼가 아니고 거북이였다. 일본보다 훨씬 늦게 시작한 우리나라 자동차 역사는 1955년 최무성씨가 드럼통을 두들겨 만든 지프 형 ‘시발(始發)’ 차가 처음이었다, 국산차 1호인 시발은 1963년까지 생산했고 1975년에 현대자동차 ‘포니’가 새로 나왔고, 이어서 ‘새나라’ 택시도 생산되었다. 한국 자동차는 세계에서 16번째로 생산되었고 아시아에서는 일본 다음인 2번째 자동차 생산국이 되었다. 최고의 도요타가 교만과 얄팍한 상술로 고객을 무시하고 속이더니 이제 무릎을 꿇게 되었다. 원숭이도 까불면 나무에서 떨어지는 법이다.
기회는 항상 있는 것이 아니다, 현대는 도요타 리콜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으며 착실하게 성장해야 한다. 현대도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 작은 부품에도 신경 쓰고 작은 문제도 고객 편에 서서 정직하고 겸손하게 고객을 왕으로 모시는 기업으로 경영해야 한다.
윤학재 <워싱턴 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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