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소니 김 3위·최경주 4위·양용은 8위…
‘코리안 파워’도 확실하게 보여줬다
‘명인 열전’의 우승컵은 가족사랑 감동의 드라마를 연출한 필 미켈슨에게 돌아갔다.
미켈슨은 11일 조지아 어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7,436야드)에서 열린 제74회 매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앤소니 김과 최경주 등의 불꽃 추격을 따돌리고 마지막 라운드 5언더,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2위 리 웨스트우드(영국)를 3타차로 제치고 그린재킷을 차지했다.
3위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무려 7타를 줄이며 12언더파 276타까지 뛰어올라 뜨거운 박수를 받은 앤소니 김이 차지했으며 정교한 아이언샷과 퍼트를 앞세워 한때 공동선두까지 올라 아시아 선수로서는 최초로 우승하는 기록을 세울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최경주는 아쉽게 타이거 우즈와 함께 공동 4위로 토너먼트를 마감했다.
이번 매스터스에서 그린재킷의 주인공은 13번홀(파5)에서 가려졌다. 미켈슨은 이 홀에서 맞은 위기를 버디로 바꾸면서 우승을 예감했다. 티샷을 오른쪽 러프에 떨어뜨린 미켈슨은 나무 두그루가 시야를 가리고 있어 두번째 샷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미켈슨은 나무 사이로 그림 같은 샷을 날렸고 볼은 홀에서 6피트에 붙어 이글 기회를 만들었다. 비록 미켈슨은 이글 퍼트를 넣지 못하고 버디로 홀 아웃했지만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는 추진력을 얻었다.
하지만 최경주는 이 홀에서 우승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어렵다는 10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 공동 선두로 뛰어오른 최경주는 13번홀에서 티샷을 페어웨이로 잘 보낸 뒤 그린을 직접 겨냥해 두번째 샷을 날렸지만 볼은 그린 뒤편 벙커까지 날아갔다. 내리막을 의식한 최경주의 세번째 샷은 그린 위에 올랐지만 짧았고 결국 세차례 퍼트를 하면서 보기로 홀 아웃을 하면서 사실상 우승권에서 벗어났다.
반면 앤소니 김은 13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14번 버디, 15번 이글 그리고 16번홀에서 다시 버디를 따내면서 무섭게 미켈슨을 추적했지만 더 이상의 점수 폭은 좁히지 못하고 메이저대회 개인 최고 성적인 단독 3위 기록에 만족하면서 대회를 끝냈다.
PGA 챔피언 양용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2언더를 기록하면서 메이저대회 2회 연속 톱10(공동 8위)에 오르는 좋은 성적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한편 복귀전으로 전 세계 골프팬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최경주와 4라운드 내내 경기를 펼치는 인연을 맺었고 순위도 최경주와 똑같은 공동 4위를 기록했다.
아내와 어머니가 유방암에 걸려 힘든 시기를 보냈던 미켈슨은 이번 대회 우승과 함께 성 추문 스캔들에 휩싸인 우즈와 비교되면서 ‘최고의 골퍼’임은 물론 ‘최고의 남편’으로 추대되고 있다.
경기 후 18번 홀에서 유방암 치료 중인 아내와 함께 뜨거운 포옹을 나눈 미켈슨은 대회 후 기자회견에서 가족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유방암 예방 캠페인의 상징인 핑크 리본을 모자에 달고 세번째 그린재킷을 입은 미켈슨이 우즈를 밀어내고 세계 랭킹 1위에도 오를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크다.
<백두현 기자>
양용은, 앤소니 김, 최경주 등 ‘PGA 코리아’의 맹추격을 뿌리치고 3번째 그린재킷을 입은 필 미켈슨(아래쪽)이 작년 챔피언 앙헬 카브레라의 축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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