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골프선수들에게 파5홀은 반드시 버디를 잡아야 할 홀이다. 제74회 매스터스 골프대회가 열린 조지아주 어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코스가 유리판 그린으로 무장했다 하더라도 510야드 짜리 파5 13번홀은 평균 타수 4.73타가 말해주듯 버디 잡기가 수월한 홀이다.
이번 마스터스에서 그린재킷의 주인공은 13번홀에서 가려졌다.
티박스에서 그린까지 철쭉 꽃밭이 조성돼 ‘아젤리아’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13번홀에서 1994년 제프 매거트는 220야드를 남기고 3번 아이언으로 알바트로스를 잡아내 매스터스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도 했다.
대회 마지막날인 11일 어렵다는 10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 공동 선두로 뛰어오른 최경주(39)는 13번홀에서 티샷을 페어웨이로 잘 보낸 뒤 그린을 직접 겨냥해 두 번째 샷을 날렸다.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려 이글을 노리거나 최하 버디를 잡아내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볼은 그린 뒤편 벙커까지 날아갔고 홀까지 심한 내리막 경사는 세 번째 샷마저 힘들게 만들었다. 내리막을 의식한 최경주의 세 번째 샷은 그린 위에 올랐지만 짧았고 결국 3차례 펏을 하면서 보기로 홀아웃하고 말았다.
1, 2, 3라운드에서 모두 버디를 잡아 무난하게 마칠 것으로 보였던 이 홀에서 1타를 잃어 최경주로서는 큰 타격이었다.
최경주는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는 통보를 받고 서두르면서 샷을 하다가 실수가 나왔다”며 “특히 두 번째 샷을 할 때 갤러리석에서 ‘와’하는 소리가 들려 샷을 중단한 뒤 다시 쳤는데 벙커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이 홀 벙커에서는 한 번도 연습을 해보지 않아서 실수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챔피언조에서 경기하던 필 미켈슨(미국)은 13번홀에서 맞은 위기를 버디로 바꾸면서 우승을 예감했다.
티샷을 오른쪽 러프에 떨어뜨린 미켈슨은 나무 두 그루가 시야를 가리고 있어 두 번째 샷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미켈슨은 나무 사이로 승부를 걸었고 볼은 홀 5피트 옆에 붙어 이글 기회를 만들었다. 비록 미켈슨은 이글 펏을 넣지 못하고 버디로 홀아웃했지만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는 추진력을 얻었다.
필 미켈슨(왼쪽)이 암 투병중인 아내와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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