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내내 선두권 불구 막판 추진력 떨어져
미켈슨은 마지막 7홀에서 버디 4개로 낙승
‘명인열전’ 매스터스 결산
필 미켈슨이 생애 3번째 그린재킷을 차지하며 막을 내린 올해 ‘명인열전‘ 매스터스에서 최고 관심사는 타이거 우즈의 복귀였다. 지난해 11월 터져 나온 성 추문이후 처음으로 공식 대회에 출전한 우즈는 오랜 공백에도 불구, 대회 내내 선두권에 머물러 크게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줬으나 끝내 선두로 치고 나서는 파괴력을 보여주지는 못한 채 미켈슨에 5타차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사실 지독한 성 추문에 휘말린 그가 지난 수개월동안 겪었던 어려움을 생각한다면 이 정도 성적도 엄청난 성과라고 해야겠지만 우즈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나는 오직 우승하려고 대회에 나간다”면서 “이기지 못해 크게 실망했다. 나는 볼을 잘 치지 못했고 결국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고 말해 선두경쟁에 나선 것으론 절대 만족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매스터스 출전 목적이 본격 컴백을 위한 ‘포석 깔기’가 아니라 생애 5번째 그린재킷이었고 그것을 얻지 못했으나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나흘 내내 선두권을 벗어나지 않은 사실이 말해주듯 그의 기량은 크게 녹슬지 않았으나 아무래도 오랜 기간 실전을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승부사로서 감각은 둔화됐고 그것이 주말 승부의 고비에서 앞으로 치고나갈 추진력 약화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우승에 필요한 거의 모든 조건을 갖췄지만 마지막 2%가 부족했던 셈이다. 반면 미켈슨은 마지막 7홀에서 버디만 4개를 잡고 피니시라인에 여유있게 골인, 고비에서 치고나가는 ‘승부사’의 진면목을 보였다.
사실 막판 스퍼트가 아쉬운 것은 우즈와 공동 4위를 차지한 최경주도 마찬가지였다. 마지막 날 10번홀까지 버디만 4개를 잡아내는 눈부신 플레이로 미켈슨과 공동선두로 올라서 숙원인 매스터스 우승에 한걸음 앞으로 다가선 듯 했으나 나머지 8개홀에서 버디 1, 보기 2개로 1타를 잃어 마지막 스퍼트를 내지 못했다. 단독 3위를 차지한 앤소니 김은 4라운드에서 65타의 대회 최저타 맹위를 떨쳤으나 전날 73타를 친 핸디캡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한편 우즈는 대회가 끝난 뒤 ‘다음 대회 출전이 언제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 당분간 시간을 갖고 생각해볼 것”이라고 뚜렷한 답변을 하지 않았으나 함께 라운딩한 최경주에겐 “5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 나올 것”이라고 귀띔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우 기자>
최경주
18번홀에서 마지막 버디를 잡은 뒤 팬들의 환호에 모자를 벗어 답하는 타이거 우즈.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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