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제’가 추락한 주말 떠오른 새 별들 맥킬로이와 이시카와에 세계 시선 집중
세대교체의 신호탄이 올라간 것인가.
‘황제’가 추락한 주말, 영건들이 솟아올랐다. 지난 주말 세계 골프계는 세 번 놀랐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선 타이거 우즈가 커리어 최악의 순위로 컷 탈락한 것이 첫 번째였고 일본에서 18세 골프신동이 메이저 투어대회 사상 첫 58타를 치는 기염을 토한 것이 두 번째였으며 노던 아일랜드에서 온 20세 골프천재가 필 미켈슨 등 세계 최강자들을 맞대결에서 코스 신기록을 수립하며 정상에 오른 것이 3번째였다. 단 사흘 간격을 두고 세계 골프계의 지축을 흔드는 사건들이 꼬리를 문 셈이다.
먼저 금요일인 지난달 30일 퀘일할로우챔피언십에서는 우즈가 커리어 36홀 최악의 스코어를 쏟아내며 8타차로 컷오프되는 수모를 당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 11월말 터져나온 섹스 스캔들로 인해 약 5개월여의 공백기를 거치긴 했으나 지난달 초 매스터스에서 가진 복귀전에서 공동 4위를 차지하며 건재를 과시했던 그였기에 충격은 컸다. 더욱이 백9에서 단 1개의 버디도 없이 3연속 줄보기와 2개의 더블보기로 7타를 잃는 등 무기력하게 무너진 것은 아무리 장기간 공백이라는 핸디캡을 감안해도 전혀 ‘황제’답지 않은 플레이여서 놀랍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충격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18세의 골프신동 료 이시카와가 2일 일본투어 더 크라운스에서 12언더파 58타를 기록, 메이저투어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58타를 기록하는 새 역사를 쓰며 일본투어에서 통산 7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08년 US오픈 예선에서 마루야마가 13언더파 58타를 친 적은 있지만 메이저 투어대회에서 58타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우즈의 컷 탈락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았던 퀘일할로우에선 또 한 명의 영건이 ‘무섭게’ 정상으로 솟아올랐다. 노던아일랜드 출신의 로리 맥킬로이가 그 주인공. 4일 21세째 생일을 맞는 맥킬로이는 이 대회에서 컷오프를 턱걸이로 통과한 뒤 3라운드에서 6타를 줄인 데 이어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8개를 합쳐 10언더파 62타의 코스 신기록을 수립하며 2위를 차지한 매스터스 챔피언 미켈슨을 4타차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생애 첫 PGA투어 우승트로피를 치켜들었다. 이미 우즈로부터 “언젠가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던 매킬로이는 이번 대회에서 매스터스 챔피언 미켈슨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미켈슨은 “내가 본 라운드 가운데 정말 최고의 라운드 중 하나였다”면서 “엄청난 재능을 지닌 놀라운 선수이고 훌륭한 젊은이다. 그와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즐거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08년 18세에 프로로 전향해 이듬해인 2009년 2월 유럽프로골프투어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 최연소 우승기록을 세워 단숨에 세계 골프팬의 눈길을 사로잡은 맥킬로이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우즈 이후 14년만에 최연소 PGA투어 우승기록을 수립하며 세계랭킹 9위로 뛰어올랐다. 과연 주말 사건들이 세대교체의 막이 오른 것을 의미할 지는 시간이 말해주겠지만 ‘황제’의 추락과 ‘영건’들의 비상이 공교롭게도 같은 주말 겹쳤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동우 기자>
타이거 우즈는 14년 프로 커리어 중 최악의 성적으로 컷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AP)
타이거 우즈가 8타차로 컷 탈락한 대회에서 필 미켈슨을 4타차로 제치고 우승한 로리 맥킬로이. (AP)
일본의 신동 료 이시카와는 메이저 투어사상 처음으로 58타를 치는 새 역사를 썼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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