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이 남아공 월드컵 첫 상대인 그리스에 2-0 완승을 거둔 날, 남가주 곳곳의 합동응원장과 한인타운은 온통 축제분위기였다. 첫 경기의 승리로 16강 진출의 청신호를 밝힌 이날 한인들은 경기 종료 뒤 거리에 나와 계속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타운은 하루 종일 축제분위기였으며 한인들은 만나는 사람마다 온통 월드컵 이야기꽃을 피웠다.
◎…한-그리스전이 열린 당일 이른 새벽부터 LA 다운타운 곳곳에서 붉은색 티셔츠를 입은 한인 및 타인종들이 대형 태극기를 흔들며 거리 응원전을 펼쳐 주류언론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합동응원전이 펼쳐진 스테이플스 센터와 ESPN존에는 ABC7, 유니비전 등 여러 언론들이 나와 취재를 벌여 한인 커뮤니티의 월드컵 열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한-그리스전의 합동응원이 열린 스테이플스센터와 ESPN존 주변에는 자정부터 응원장에 입장하려는 붉은 악마들이 길게 꼬리를 물었다. 레드타이거스가 주최한 ESPN존은 선착순으로 입장하면서 경기 전날인 11일 밤부터 축구팬들이 몰렸다. 한인 제니퍼 송(21)양은 “새벽경기라 사람들이 별로 없을 거라 예상했는데 이미 앞에 수백명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날 800여명이 ESPN존에 입장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UCLA 풍물패 ‘한울림’ 회원 10여명도 ESPN존에서 북과 장구, 꽹과리를 치며 응원 열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이날 스테이플스센터에는 그리스인 남편과 한인 부인 커플이 나란히 참석해 응원을 펼쳐 눈길. 이날 경기 합동 관람을 위해 시카고에서 날아왔다는 그리스인 알렉스 브렌타노스는 그리스 유니폼을 입고 한인 부인 준씨와 경기를 지켜본 뒤 한국이 승리하자 “한국의 실력이 월등했다. 아내에게 축하의 말을 건넸다”며 “한인들의 축구 열정와 응원 열기가 정말 대단하다”고 한 마디.
◎…랜초쿠카몽가에서 스테이플스 센터를 찾은 이재홍(53)씨의 가족은 이날 한국팀의 승리를 기원하며 태극기의 문양인 태극과 건, 곤, 감, 리를 뜻하는 의상을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이 승리하자 이씨의 가족은 스테이플스 센터 앞에서 태극기를 표현하며 한국팀의 승리를 자축하는 깜짝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한국의 완승으로 경기가 끝난 뒤 밤샘 응원 끝 허기를 달래기 위한 한인들이 타운내 식당으로 대거 몰리면서 식당들마다 초만원 사례를 이뤘다. 직장인 크리스 정씨는 “가는 식당마다 손님들이 꽉꽉 들어차 몇 군데를 돌던 끝에 1시간을 넘게 기다려서야 식사를 했다”고 말했다.
<김진호·양승진·김철수 기자>
태극기 문양인 태극과 건, 감, 리, 곤를 뜻하는 의상을 착용한 한인들이 한국팀의 승리를 자축하며 깜짝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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