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으로 힘들다고 이구동성인 요즘 봉사단체들이 겪는 고충은 상상이 어렵지 않다. 평소 얼마씩 정기적으로 후원하던 사람들 가운데도 올해는 잠깐 중단하고 싶은 유혹을 받는 사람이 많은 시절이다.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십시오. 내가 어려울 때 나보다 못한 이웃은 얼마나 더 괴로울까요? 각박할수록 한인들의 너그러운 마음이 더욱 절실합니다.”
올해도 본보와 공동으로 모금 캠페인을 벌이는 라티노 선교 봉사단체 ‘굿스푼’ 대표 김재억 목사의 호소다. 후원이 현저히 줄어 유급 직원도 축소하고 꼭 필요한 것들 외에는 모든 비용을 최소화하는 초긴축 재정 운영 상태이지만 매년 해오던 추수감사절과 성탄 나눔 행사를 취소할 수는 없는 일. 아니 김 목사는 물질적으로 부족할수록 역설적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향한 사랑이 넘쳐나는 한인사회가 될 것이라는 큰 기대를 품고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김 목사는 “부스러기 사랑일수록 더 값진 선물이 된다”며 “한인사회의 기부문화도 이참에 더 건강하게 바뀐다면 더욱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굿스푼은 우선 추수감사절 당일인 11월25일 애난데일 소재 북버지니아한인장로교회에서 도시 빈민 초청 터키 잔치를 벌일 예정이다. 예년처럼 300여명의 라티노 노동자들이 초청되는 이 행사에서는 예배와 각종 공연, 풍성한 오찬이 있게 되며 히스패닉 커뮤니티의 VIP도 참석해 두 민족 간 화합의 분위기를 다진다. 굿스푼은 미국식 전통 추수감사절 상차림을 각 참석자들에게 제공하려면 10달러 정도의 비용이 들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겨울로 본격 접어드는 시즌이기 때문에 300명 모두에게 동절기를 위한 선물을 나눠줄 예정인데 겨울용 점퍼, 양말, 장갑, 모자, 속옷 등이 들어있는 방한용품이 10달러, 치약, 칫솔, 비누, 샴푸, 타월 등 생필품이 10달러면 된다. 김 목사는 “한인 후원자의 도움으로 고급은 아니지만 저소득 노동자들에게 꼭 필요한 물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수감사절과 성탄 나눔 행사 외에도 일일 노동자들이 혹한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돕는 ‘런치 스페셜’ 캠페인도 2월말까지 이어진다. 따뜻한 커피와 치킨 숲 등 거리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얼어붙어버린 몸을 녹일 수 있는 음식을 단 10달러면 제공할 수 있다. 굿스푼은 날이 추워지면 일주일에 네 번 하던 정기 급식도 5회로 늘릴 계획을 일단 세웠다.
김 목사는 “최근 들어 압류된 집에 몰래 들어가 잠을 자다 적발돼 오는 사람이 참 많다”며 “올 겨울은 작년 못지않게 눈도 많고 추울 거라는데 마음과 아이디어가 모아지면 너끈히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인들의 기부 상황은 모두 본보를 통해 공개된다.
후원 문의 (703)622-2559 김재억 목사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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