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at money가 갈 곳은 골드뿐” - 앨런 그린스펀이 지난 9월15일 CFR(Council of Foreign Rela-tions) 모임에서 한 발언이 내 귀를 거슬린다. 그는 “피아트(fiat) 머니가 갈 곳은 골드밖에 없다”라고 했다. 그 모임에서 누군가 “최근 금값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그는 근 몇년 간 금 시세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해 본 결과 다른 실물자산처럼 수요공급의 원리로 금 시세에 접근하는 것은 한 마디로 논리정립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간단히 말해서 금은 다르다”라는 것이 그린스펀의 결론이었다.
그는 또 말하기를 “만약 세계 각국의 화폐가 동일한 움직임을 보인다고 가정했을 때 던질 수 있는 백만달러짜리 질문은 무엇을 기준으로 움직이느냐 라는 것이다. 골드는 석탄광산 속의 카나리아 새와 같다. 금은 외환시장의 문제를 알려주는 신호를 보내준다.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그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했다.
그와 같은 그린스펀의 발언이 내 귀를 거슬리는 이유는 그러면 왜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하느냐 하는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금값은 1온스당 250달러에서 최근 1,300달러를 돌파, 즉 다섯 배 이상 뛰어 올랐다. 하루아침에 갑자기 오른 것도 아니고 꾸준히 10년이라는 긴 세월을 지나면서 점진적으로 상승한 것이다.
그린스펀이 말한 대로 금이 다른 원자재들처럼 수요공급에 의해서 가격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 화폐의 견실성에 의해서 움직이는 게 키포인트라 한다면 그동안 미국 중앙은행의 총수로 있으면서 왜 금시세의 상승에 대해서는 국민들 앞에서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는지 나는 이해 할 수가 없다. 뭔가 다른 아젠다를 품고 있지 않았다면 말이다.
그린스펀의 회고록인 ‘격동의 시대’(The Age of Turbulence)에 그는 이렇게 적었다: “금융구조는 피아트 머니 시스템이라 하더라도 국회는 그 나라의 경제가 마치 골드 스탠다드 경제처럼 움직이도록 법을 만들어야 한다. 나는 늘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는 금본위 화폐제도에 대한 향수심을 품고 살아 왔었다. 하지만 그것이 바람으로밖에 그칠 수 없었던 것은 피아트 머니에 젖어 있는 정부의 구조를 부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정부는 국가 안보의 의무를 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근대 복지제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인플레이션을 감내해 왔었다. 그렇기 때문에 골드 스탠다드가 지지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며 나 또한 미국이 그러한 제도로 다시 돌아 갈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번 CFR 발언과 그의 회고록만 보아도 그린스펀은 그동안 피아트 머니 제도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자신이 그러한 제도하의 무책임한 경제정책을 펼치는데 앞장섰어야 하는 이중적인 삶을 살아야만 했던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미국의 부채가 14조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그것은 미국 1년 총생산액(GDP)의 100%에 가까운 크기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해 울며 겨자 먹기로 국영화시킨 패니매와 프레디맥 모기지 뱅킹회사들로 인해 미국 국민들은 그 두 회사가 깔고 앉아 있는 6조달러의 추가 부채를 책임지게 되었다.
내년은 베이비부머 인구가 은퇴를 시작하는 공식적인 해가 된다. 정부가 향후 그들에게 책임져야 할 사회보장 연금과 의료혜택의 액수는 총 60조달러가 된다. 따라서 현재 미국의 부채와 라이어빌리티 부담은 줄잡아 80조달러가 넘는다. 그것은 2010년 GDP 액수인 14조6,000억달러에 비해 5.5배 수준이다.
GyungJe.com, (213)703-7662
현재 미국 연방 정부가 거둬들이는 1년 총 세수가 2조1,000달러다. 그 돈으로 1년 국방비인 1조달러를 빼고 나면 1조1,000억달러로 정부가 운영되어야 하는데 80조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경제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정상적인 경제 환경에서는 풀이가 불가능한 수학문제라고 봐야 할 것 같다.
토마스 박
<시너지투자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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