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사무엘 울만(Samuel Ullman, 1840-1924)은 그가 78살에 쓴 시 “청춘”에 이렇게 이야기 했다.
청춘이란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때로는 20세 청년보다 70세 노인에게 청춘이 있다. 나이를 더해가는 것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는다. 이상과 열정을 읺어버릴 때 비로서 늙는다.
그는 거의 1세기 전 사람이다. 그 당시 70여살이면 아마 지금 나이로 90이 훨씬 넘은 나이에 쓴 작품에 이런 구절이 있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도전을 주며 다시 생각하게 하는가 보다. 근래 이야기 하듯이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떤 용단을 내리지 않고 지나다가 생을 마치는 모습을 주위에서 자주 본다. 이상과 정열을 상실할 때 인생을 더 살아야 할 의미를 잃어버리고 쉽게 떠나는 모습이다. 이번에 귀향길에 50여년전 학교 동창을 여럿 만나보니 삶의 목표를 잃고 그저 생을 이어 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몇 사람은 지금도 꾸준히 자기의 앞날을 헤쳐 나가며 내일을 바라본다. 참 보기가 좋았다.
오클랜드 레이더스 풋볼팀의 전설적인 선수 16번 조지 불랜다가 83살로 세상을 떠났다는 기사를 어제 읽었다. 그의 세상 떠난 나이도 그랬지만 40여년전 그의 전성기때 나이가 40대였다. 그는 당시 아들뻘 되는 선수들과 뛰면서 그의 운동기량을 최대한 발휘했다. 마치 한국 축구 선수 차범근과 그 아들 차두리가 구장에서 같이 경기하는 모습과 같았을 것이다. 그는 1967년 레이더스 구단에 합류했을 때가 나이가 40이 넘었다. 26년동안 그의 NFL과 AFL에서의 맹활약상은 이루다 글로 옮길 수 없을 정도다. 오클랜드 레이더스에서 키커로 그리고 쿼터백으로 명성을 날렸다.
더구나 당시 NFL 수포볼 챔피언십을 몇 번 얻은 터프한 레이더스의 상징적인 선수였다. 당시의 전설적인 쿼터백 ‘대럴 라모니카’나 뱀(snake)이라고 불리던 ‘케니 스테이불러’ 등과 어깨를 겨루며 레이더스를 대표했다. 이렇게 40이 넘기까지 미식 축구 선수로 뛴 선수가 그 이후에는 별로 없다. 그리고 그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 주었다. 그의 풋볼에 대한 정열과 이상이 그를 할아버지라고 부르던 동료 선수와 함께 뛰게 했다. 노력 없이 그런 경지에 도달한 게 아니고 그는 끊임없는 목표 설정과 끈질긴 정열이 그를 성공적인 운동 선수로 만들었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내가 CPA 개업할때 나의 멘토가 되어 주었던 분은 62세가 되며 병약한 부인을 간호하려고 은퇴하였다. 모두 부러워하는 직위를 마다 않고 떠났다. 그리고 잠시 부인 병수발하며 그동안 방치했던 집수리와 그가 즐겨 하던 가구 만들기등을 하다가 2년만에 세상을 떠났다. 백인인 그를 나는 친구처럼 형님처럼 대하며 가까이 지나던 사이였다. 은퇴한 다음 목표 없는 생활의 단조로움이 그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그의 부인은 오열하며 나에게 이야기했다. 어떤 때는 아침에 일어나 할 일을 찾지 못하고 멍한 생각에 잠겨 있는 그를 여러 번 보았다고 한다. 그가 그렇게 젊은 나이에 은퇴만 하지 않았어도 그는 아직 살아 있을 것이다. 그의 정열과 이상은 평생 노동조합원의 복지를 위한 일이었다. 은퇴하며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게 그의 죽음을 재촉했나 보다.
조지 블랜다의 사망 소식을 들으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그는 정녕코 울만의 시처럼 나이든 청년으로 그의 자식뻘에 가까운 선수들과 활약하였고 은퇴하여 천수를 누렸다. 그리고 존은 목표없는 은퇴 생활을 하다가 일찍 떠났다. 나도 전에는 65세가 되면 사무실 일과 학생 가리치는 일에서 은퇴하려고도 했다. 생각을 바꾸어 일할 수 있을 때까지 하며 정열과 이상을 잃지 않는 그런 나이든 청년으로 살고 싶다고 다짐도 한다. 그리고 울만의 시를 다시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