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먼데이’가 현실화 된 8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주식중개인들이 폭락하는 주가동향을 경악스런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우려가 현실화됐다. 지난 5일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이 발표된 이후 8일 속속 개장한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세계 주요 증시는 일제히 폭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종가보다 634.76포인트(5.55%) 하락한 1만809.85에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일 심리적 저지선인 1만2,000선이 붕괴된지 4거래일 만에 1만1,000선마저 무너져 내렸다.
‘공포 도미노’ 한국 등 세계증시 폭격
안전자산 금값은 1,700달러대 돌파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초대형 악재 발표가 지난 5일, 금요일 저녁 시장이 열리지 않는 시간에 나오면서 장이 열릴 때까지 심리적 충격이 어느 정도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8일 뉴욕 주식시장은 개장하자마자 큰 폭으로 떨어졌고 시간이 지나면서 낙폭을 확대했다.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가 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우려하면서 주식을 팔아치웠고 이는 주가 하락을 더욱 부추겨 불안감이 시장을 짓눌렀다.
■정부기관·보험사 등급 하향
이날의 증시 폭락은 S&P가 미국 국책 금융기관과 공공기관, 보험사들의 신용등급을 줄줄이 하향하면서 시작됐다.
S&P는 이날 미국의 국책 모기지 기관인 패니매와 프레디맥, 증권관련 4개 공공기관들의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증권 관련 4개 기관에는 국립증권수탁소(DTC)와 국립증권정산소(NSCC), 고정수입정산소(FICC), 옵션정산소(OCC)이 포함됐다.
S&P는 또 나이츠 오브 컬럼버스, 뉴욕 라이프, 노스웨스턴 뮤추얼, 미 교원보험 및 연금협회, USAA 등 미국계 보험사 5곳의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로 조정하고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negative)으로 부여했다.
■아시아·유럽증시 패닉
8일(한국시간) 한국의 코스피는 74.30포인트(3.82%) 떨어진 1,869.45, 코스닥은 32.86포인트(6.63%) 급락한 462.69로 거래를 마쳤고,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는 202.32포인트(2.18%) 하락한 9,097.56으로 마감했다. 특히 한국 증시는 8일 코스닥이 한때 10% 이상 폭락하면서 거래를 잠시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일시 매매정지)가 발동되는 등 아시아 증시의 불안을 확산시켰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99.60포인트(3.79%) 급락한 2,526.82로 거래를 마쳤고, 홍콩과 싱가포르, 인도, 태국 등 다른 아시아 증시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한편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증시도 폭락했다.
■미 국채ㆍ금 강세
미국 국채는 신용등급이 종전의 AAA에서 한 단계 낮은 AA+로 내려갔지만, 강세를 보이며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입증했다. 이날 뉴욕시장에서 미국 국채의 벤치마크가 되는 10년 물의 수익률(금리)은 지난 주말보다 0.21%포인트 하락한 2.35%를 기록했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값(12월물)은 지난주 종가보다 61.40달러(3.7%) 급등한 온스당 1,713.20달러에 거래를 끝내며 1,700달러 선을 돌파하며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0.11% 상승한 74.68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달러는 일본의 엔화와 스위스의 프랑화에 대해서는 약세를 보였지만, 유로화에 대해서는 강세를 나타냈다.
■무디스는 ‘AAA’ 유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함께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의 하나인 무디스는 미국 국채의 신용등급을 기존 `AAA’로 계속 유지할 방침이라고 8일 밝혔다.
미국이 달러화 발행국으로서 다른 나라보다 높은 부채 수준을 감당할 역량이 있다는 이유에서라고 무디스는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이 최근 마련한 재정적자 감축계획의 이행 가능성에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 믿을 만한 후속조치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조기에 미국의 신용등급을 내릴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무디스의 스티븐 헤스 애널리스트는 “주요 기축통화인 달러는 파이낸싱의 독보적인 수단”이라며 “이는 미국 정부가 다른 나라보다 높은 부채 수준을 버틸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등급을 분석하는데 정부 부채율의 비교가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그런 비교를 할 때에는 달러화의 지위와 미국의 자금조달 능력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달러화의 위상이 약화될 수 있겠지만, 그런 상황이 임박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G7ㆍECB 대책 효과 없어
세계 주요국들은 지난 7일 시장 안정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효과는 없었다.
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이날 공동 성명서를 통해 “국제 시장의 안정과 경제 성장을 위해 유동성을 보장하고 공조하겠다”고 밝혔으며 ECB는 재정위기에 몰린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를 사들이겠다고 선언했다.
<관계특집 2면·한국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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