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살이란 결코 순탄치만은 않은 길이다. 살아가면서 누구든지 때로 예기치 못한 위기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을 성공적으로 이끈 사람은 위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위기를 만났을 때 잘 극복한 이들이다.
어느 농부에게 늙은 ‘노새’ 한 마리가 있었다. 어릴 적부터 정성껏 길러 수년 넘게 농사를 짓고 무거운 짐을 나르는 데 수고를 다한 노새였다. 그런데 어느날 그만 그 노새가 동네 어구에 있는 오래되어 말라버린 깊숙한 우물 구덩이 속에 빠졌다. 놀란 노새가 깊은 우물 속에서 처량하게 울부짖고 있었지만 농부는 노새를 끄집어낼 재간이 없었다.
한식경을 고심한 끝에 농부는 결심을 했다. 어차피 늙어서 일을 못할 노새이니 차라리 못 쓰는 우물 구덩이에 매장시키는 것이 노새를 더 이상 고생시키지 않고 빨리 죽도록 돕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마을사람들을 불러내 자기 생각을 말한 후 그들의 도움을 받아 함께 삽을 들고 마른 우물 속으로 흙을 쏟아 부었다. 갑자기 머리 위로 흙더미가 쏟아지자 놀란 노새는 공포에 질려 크게 울부짖기 시작했다. 그래도 계속 흙이 쏟아져 내리자 노새는 울부짖는 대신 등과 머리 위로 흙이 쏟아질 때마다 흙더미를 신속하게 바닥으로 털어내고 밟고 올라섰다.
한참 후 농부와 마을사람들이 노새가 흙속에 파묻혔을 거라 생각하고 조용해진 우물 속을 들여다봤다.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노새가 갑자기 우물에서 튀어나와 줄달음을 치는 것이었다.
옛날 우리 속담에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살아날 길이 있다’는 말이 있다. 많은 경우 인생길에서 마주치는 위기보다는 위기가 덮치기 전에 미리 놀라 ‘겁’을 먹는 일이 더 큰 문제다. 그런 나머지 두려워하거나 좌절해 버리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 인간은 두려움을 느끼면 몸이 굳어 더 이상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앞으로 나아가기는커녕 온몸에 맥이 빠져 그 자리에 주저앉게 되어 있다.
배가 파선하거나 대형사고가 났을 때 그 가운데서도 기적적으로 살아남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은 그 속에서도 정신을 잃지 않는 사람들이다. 몇 년 전 칠레 광산이 무너졌을 때 33명 전원이 백일 넘게 버티고 생존할 수 있었던 것도 그들이 겁먹지 않고 희망을 지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성경을 보면 사도 바오로께서 필립비인들에게 보낸 서간경 4장13절에 “나에게 능력을 주시는 분을 힘입어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믿지 않는 사람은 신앙이 ‘밥’ 먹여 주냐고 비아냥거릴지 모르지만, 그리스도인에게 신앙은 유일한 인생의 버팀목이다. 나를 지켜 주시는 하느님만이 유일한 방패요, 피난처요, 힘의 원천이다.
인생에서 위기관리의 첩경은 ‘두려움’으로부터의 해방이다. 다양한 난관과 위기가 우리 머리 위로 떨어질 때 그래서 겁을 먹거나 좌절하는 대신, 위기를 극복하고 성공하는 방법은 오직 하나다. ‘믿음’을 가지고 우물 속의 노새처럼, 위기를 밟아 도약을 위한 디딤돌로 삼는 지혜와 용기다. 그러하기에 위기 관리를 잘 하기 위해서는 인간에게 ‘신앙’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김 재 동 <가톨릭 종신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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