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자마자 끝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3일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신승을 거둔 롬니는 10일 실시될 뉴햄프셔 예선에서 이길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는데다 열흘 뒤 있을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마저 승리가 예상된다. 그가 뉴햄프셔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이긴다면 그를 꺾을 공화당 후보는 없다고 봐도 된다.
올해로 65세를 맞는 그의 일생은 아직까지는 ‘아메리칸 드림’ 모범 사례로 꼽아도 좋을 만큼 성공으로 가득 차 있다. 그는 1947년 미시건 디트로이트에서 자동차 회사 중역이던 조지 롬니의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다. 중고교 시절 그다지 뛰어난 성적으로 내지는 못했지만 친화력이 대단해 학우들 사이 인기가 좋았고 고교 졸업식 때 ‘공식적인 채널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학교 발전에 공이 큰 인물상’을 받았다. 고교 졸업반 때 초등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앤 데이비스와 데이트를 하며 결혼할 것을 약속한다.
그 때까지 보통 학생이던 그의 인생을 바꿔놓은 사건이 그가 프랑스에 모르몬교 선교사로 가 있는 동안 일어난다. 1968년 6월 프랑스 남부에서 그가 몰던 승용차를 다른 차가 들이받아 같이 타고 있던 승객은 죽고 자신은 중상을 입는 비극이 벌어졌다. 같이 타고 있던 승객은 바로 프랑스 모르몬 선교 책임자의 부인이었다.
프랑스 모르몬 선교부가 의욕을 상실하고 실의에 빠져 있던 그 때 그는 선교 공동 책임자 자리를 맡아 10년래 최대인 한 해에 200명의 프랑스인을 개종시키는 업적을 세운다. 가톨릭 영향이 강하면서도 비종교적이고 포도주를 잘 마시는 프랑스인들은 엄격한 금주를 고집하고 있는 모르몬교로 개종하기 가장 힘든 민족의 하나다. 그는 훗날 “선교를 하면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이 깊어지거나 사라지거나 둘 중 하나다. 내 경우는 깊어졌다”고 털어놨다.
신앙과 함께 인생을 진지하게 살기로 결심한 그는 브리검 영 대학으로 돌아와 앤을 개종시킨 후 결혼해 대학 시절 첫 아이를 낳는다. 지금까지 앤과 같이 살고 있는 그는 미시건 주지사를 거쳐 닉슨 행정부에서 주택부 장관까지 지낸 아버지를 존경한 탓인지 아버지처럼 5명의 자녀를 뒀으며 지금은 손자 손녀 수가 16명에 이른다. 모르몬이 어째서 현재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수가 늘어나는 종파인지 짐작이 간다.
브리검 영 대학을 졸업하고 하버드 법대와 경영대를 다닌 그는 자신이 두각을 나타냈을 뿐 아니라 동료들과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모두 A를 받게 만든다. 졸업 후에는 컨설팅 회사인 베인&컴퍼니에 취직해 부사장 자리까지 오르지만 독립해 나와 베인 캐피털을 차린다.
벤처 캐피털 회사인 베인은 스테이플스 등 대기업이 탄생하는데 산파역을 했으며 그밖에 경영난에 빠진 수많은 기업들을 살려냈다. 성공적인 경영 전략으로 그가 책임자로 재직하던 14년 동안 베인 캐피털의 연 평균 수익률은 110%를 기록했고 이로 인해 그가 개인적으로 번 돈만 1~2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2002년 유타 솔트레익시티에서 열릴 동계 올림픽이 3억 달러가 넘는 적자를 보게 되자 조직위 측은 그를 위원장으로 스카웃했으며 그는 이를 1억 달러가 넘는 흑자로 돌려놓는데 성공한다.
또 그해 매사추세츠 주지사로 출마해 당선된 그는 6억 달러의 적자가 예상되던 정부 예산을 증세와 삭감으로 6억 달러의 흑자로 반전시켰다. 재임 기간 그는 주민 의료보험제 실시, 미국에서 처음으로 전 주민을 의료 보험에 가입시켰다. 이 과정에서 한 때 라이벌이던 테드 케네디와도 친해졌다.
2008년 대선 공화당 경선에서는 매케인에게 패했지만 그와는 친구 사이로 올
대선에서 매케인은 그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대선 결과를 좌우할 중도 표를 흡수할 수 있는 유일한 공화당 후보로 평가받고 있는 그가 과연 당내 지명을 따낸 후 백악관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민경훈 논설위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