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을 돌아보면 북가주 한인사회에 크고 작은 많은 공연들이 있었던 이유에서인지 한인들의 공연관람 문화도 크게 향상되었음을 느낀다.
실례로 한달 전에 있었던 어메이즈 앙상블(구 뷰티플마인드앙상블)의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신수미의 독주회와 어메이즈의 첼리스트 어거스트 리의 독주회에서의 관객들은 소나타의 악장과 악장 사이에서 박수를 치지 않는 것쯤은 기본이었으며 연주자가 무대 뒤로 사라질 때까지 격려의 박수를 그치지 않았고 여러번의 커튼콜(curtain call)을 요청함으로 감동의 무대를 선사해준 연주자에 대한 예우도 잊지 않았다.
지금으로부터 십사오 년 전은 되었지 싶다. 한인사회의 한 합창단의 정기공연이었는데 매 소제목의 곡이 끝날 때마다 터져나오는 박수소리를 참다못한 지휘자가 관객들을 향해 뒤돌아보면서 얼굴을 찌푸리며 손에 든 지휘봉을 살짝 흔들기까지 하는 참담한(?) 광경이 연출되었었다.
클래식 음악에 있어서 모든 악장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게 되면 연주자의 호흡이 흐트러지게 되고 관객들도 곡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다.
2년 전 헙스트극장에서 있었던 비올리스트 용재오닐의 독주회에서도 악장 사이에 박수를 쳐서 눈총을 받으시는 분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박수를 언제 쳐야 하는지 가르쳐 주는 가장 좋은 선생님은 음악회 순서지이다. 교향곡이나 협주곡 등 3- 4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진 곡들은 프로그램을 꼼꼼히 체크해두었다가 지휘자의 팔이 완전히 내려갔을 때, 피아니스트가 의자에서 일어날 때, 바이올리니스트가 악기를 내릴 때 박수를 치면 크게 실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솔직히 1악장이 격정적인 포르티시모로 끝나는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이나 교향곡 6번‘비창’의 웅장한 3악장이 끝나고 느린 4악장이 아직 시작되기 전 터져나오는 우레와 같은 박수에 대해서는 음악회의 매너도 모르는 무식한 행동이라고만 단정지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모 한인 합창단의 지휘자처럼 관객을 향해 얼굴을 찌푸리는 지휘자는 없을 것이니 진심으로 연주에 감동했다면 그 음악회장의 분위기에 따라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주어도 무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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