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려서부터 밤하늘에 뜬 달과 별을 보기를 좋아했다. 한국에서 자랄 때도 나중에 성인이 돼서도 그 도심 속 불빛 사이로 떠 있는 달과 별을 좋아했다. 물론 수많은 거리등과 빽빽한 상가건물에 걸려 있는 네온사인들, 또 집집마다 밝게 켜져 있는 불빛 사이에도 멀리 떠 있는 달은 그나마 즐길 수 있었으나 사실 작은 별들은 보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난 밤하늘 보기를 즐겼다. 어려서부터 야행성인 나는 사실 가족이 잠든 늦은 밤 베란다에서 가끔씩 별을 헤아려 보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아주 더 어렸을적이라 기억된다. 얼마나 오랫동안 그런 훈련을 시행했었는지 기억은 없으나 밤중에 하는 ‘민방위 훈련’이라는 것이 있었다. 집집마다 불을 다 끄고 몇십분을 북한의 남침을 대비하는 뭐 그런 훈련이었던 같다. 동네 아저씨들이 완장과 모자를 쓰고 불 안 끈 집을 단속하며 소리소리를 질렀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내게 무엇보다도 기억나는 것은 그동안 모든 인조 불빛 때문에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 별들이었다. 내가 어린시절에 살았던 곳은 서울 한복판이 아닌 주변도시 주택가였다. 주택가로 밀집되어 있던 우리동네는 큰 몇십층이 아닌 우리집 5층 아파트가 가장 높은 빌딩이었고 역시 별을 보기에는 주변이 너무 밝아 ‘민방위 훈련’ 하는 밤에만 별을 다시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동안 그 많은 별들이 어디에 숨었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별들로 촘촘히 채운 여름밤 하늘은 내 마음을 흐믓하게 했다. 뭐 별자리를 읽고 할 만한 지식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그냥 마음을 기쁘게 해주는 별을 보는 게 좋았었다. 너무 더워 잠 못 이루는 한여름밤의 달, 한겨울밤 추워서 왠지 더 높아보이는 별들… 생각만으로도 흐믓했었다.
이곳에 살면서 그동안 잊었던 별들을 다시 볼 수 있어서 좋다. 주택가와 오피스 빌딩 등이 구별되어 있는 이곳은 내 어린시절과 다르게 어느밤이든 날씨만 좋다면 별을 볼수 있어서 좋다. 개 산책을 혼자 시키면서 밤하늘에 떠 있는 달을 보며 소원을 빌어보기도 하고 무수히 떠 있는 별들 사이에 별자리를 읽어보기도 한다. 난 ‘어린왕자’의 주인공도 아닌데…이 글을 쓰면서 별을 생각하니 괜히 마음이 즐거워진다. 오늘은 비가 와서 별은 못 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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