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듣고 이해하는 과정은 사람의 생각과 판단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화사하게 아름다운 꽃밭을 설명할 때, 빨강 노랑 보라색 등 꽃의 형형색색을 말해주지 않는다면 듣는 사람이 갖가지 색깔로 뒤덮인 꽃밭을 연상할 수 있을까? 이기주의, 개인주의, 이타주의 이 단어들을 듣고 떠오르는 아이디어는 무엇인가? 사람들 간에 의논하고 협력하는 것이 말로 표현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서로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한 방향을 향해 나갈 수 있을까?생각이 얼마나 언어에 의해 좌우되는지를 알아보는 한 실험이 있다. 피실험자들에게 두 대의 차가 충돌하는 영상을 보여주고 두 차의 속도가 얼마나 빨랐는지를 물어봤다. 일주일 후 같은 피실험자를 두 집단으로 나눠 영상의 사고현장에 유리창 파편이 있었는지에 대해 각각 다른 질문을 했다.
첫 번째 실험집단에게는 “두 대의 차가 부딪힐 때 유리창 파편이 있었는지 기억나세요?”라고 질문했고, 두 번째에게는 “두 대의 차가 박살났을 때 현장에 유리창 파편이 있었는지 기억나세요?”라고 물었다. 질문 후, 두 번째 실험집단은 차들의 속도에 대해 일주일 전 대답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였다고 응답했으며, 실제 영상에는 존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바닥에 깨진 유리창들이 널려 있는 것을 보았다고 대답했다. ‘부딪혔다’는 말과 ‘박살났다’는 말의 차이가 그들의 생각을 지배해 동일 영상에 대한 기억이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말의 힘은 부정적일 수도 있고 긍정적일 수도 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다르다’와 ‘틀리다’를 생각해 보자. 언제부터인지 ‘다른’것을 줄곧 ‘틀린’으로 말하는 ‘틀린’ 습관들이 두루 퍼져 있다. “그 사람은 나와 틀려서 말이야”, “그 옷 색깔은 틀리잖아” 알게 모르게 나와 다른 것은 틀린 것이고 내가 받아들이기 싫은 것은 틀린 것으로 간주하려는 언어폭력이 된다.
말은 생각이다. 우리의 머릿속에 갇혀있던 생각이 말이라는 형태로 변하는 순간 생명을 얻게 된다. 그 생명은 우리의 문화와 사고력, 뇌에까지 영향을 미쳐 내가 이 세상에 어떤 존재로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된다. 그 도구가 구태여 틀렸다고 등을 떼밀거나 싹둑 잘라내는 모진 입술의 화가 되지 않도록 지금부터 ‘틀린’과 ‘다른’부터 바로 잡음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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