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김상목 특파원>지난 12일 개막한 브라질 월드컵이 대규모 월드컵 반대시위와 테러위협을 경계했던 당초 우려와는 달리 큰 불상사 없이 순조롭게 개막 2주째 막바지 예선전을 치르고 있어 브라질 정부 당국이 크게 안도하고 있다.
하지만,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들에서는 브라질 당국의 지나치게 엄격한 보안경비 절차와 대회 준비부족과 열악한 인프라 시설로 인해 여기 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왔고, 치안불안 우려는 여전하다.
지난 17일 한국과 러시아의 H조 예선 1차전이 열렸던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날 경기장에서는 경기시작 전부터 한국 응원단들과 경기장 보안요원들 사이에서 입씨름이 끊이지 않았다.
보안요원들은 안전을 이유로 한인 여성들이 소지한 화장품은 액체와 가루제품을 가리지 않고 모두 압수했고, 심지어 과자와 빵과 같은 간단한 스낵조차 반입을 불허해 입장을 포기하는 관람객도 있었다. 또, 미디어 출입증이 없는 경우, 랩탑 컴퓨터의 반입도 허용하지 않아, 일부 기자들은 랩탑을 맡기느라 입장이 늦어지기도 했다.
지난 12일 개막전이 열렸던 상파울루 아레나 코린치앙스 경기장의 경비는 더욱 삼엄했다. 경기장과 연결된 이타케로 전철역 통로에서부터 브라질 군경은 경기장 입장권이 없는 경우, 경기장 접근조차 허용하지 않아 수많은 승객들이 전철역에서 우왕좌왕해야 했다.
또, 쿠이아바에서는 경기장에 대형 주차장을 만들어놓고도 안전을 이유로 경기장 1km 밖에서도 차량통행을 제지해 한국 응원단 등 수만 관객들이 30여분 이상을 걸어 도보로 입장하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
절도나 날치기 사건도 빈발해 피해를 입는 한국인들도 속출하고 있다. 모방송사 H 예능 프로그램 팀은 지난 18일 리우 공항에서 돈 가방을 날치기 당해 어려움을 겪었고, 월드컵 개막 전에 상파울루에 머물렀던 W 프로그램 팀은 일부 연예인이 귀금속을 절도당하기도 했다.
브라질의 열악한 통신과 교통 인프라도 해외 관람객들의 짜증을 가중시켰다.
통신회선의 부족으로 월드컵 경기가 개최되는 도시들의 공항과 경기장 인근에서는 국제통화가 아예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통화 도중 전화가 끊기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또, 브라질 국내선 공항에서는 예고 없이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일정이 변경되기 일쑤였고, 수시로 항공편 보딩 게이트가 변경돼 탑승객들이 혼란을 겪기도 했다.
월드컵 특수를 누리고 있는 호텔과 택시들의 바가지 상혼도 기승을 부렸다. 평소 1일 숙박 100헤알(45달러 상당) 정도였던 상파울루 도심의 호텔 숙박비는 3배 이상 치솟았고, 아예 미터기를 켜지 않고 운행하며 외국인들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택시들도 적지 않았다.
크고 작은 범죄가 빈발하는 상파울루에서는 외국인뿐 아니라 현지 한인들도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봉헤치로 한인타운에서는 한인식당 대부분이 대낮에도 철문을 굳게 닫고 영업했고, 차량강도를 우려한 한인들은 해만 지면 차창 문을 열지 않고 운전했다.
버스 응원단의 도착이 늦어지자 고속도로 노상강도를 걱정하기도 했다. 버스편으로 이동해 쿠이아바에서 응원전을 펼쳤던 한인 응원단이 경기 후 27시간이 넘도록 상파울루에 도착하지 않자 일부 한인들은 노상강도를 걱정하기도 했으나 28시간이 지난 19일 새벽 3시 상파울루에 도착한 것을 확인하고서야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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