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동대응 미흡, 지휘체계 부재’…해경청장 사의 표명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침몰사고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관보고를 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위는 2일 해양경찰청을 상대로 초동대응과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드러난 허점을 집중 추궁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새벽 제출된 해경 상황실 전화 녹취록을 근거로 4월16일 오전 사건 당시 상황을 복기하며 적절한 대처가 미흡했던 점을 질타했다.
야당에서는 해경이 청와대 보고와 고위 간부에 대한 의전에 매달리느라 정작 구조에는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사의를 표한 김석균 해경청장도 전날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마찬가지로 면도를 하지 못한 채 쏟아지는 의원들의 질의에 답을 이어갔다.
또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의 녹취록 ‘왜곡 발언’ 논란으로 여야간 갈등 끝에 5시간 동안 파행하면서 회의는 밤늦게까지 계속됐다.
새누리당 윤재옥 의원은 "목포 해경서장은 헬기만 현장으로 보내고 본인은 무안에서 계속 지휘를 했다"면서 "구조 상황 전체 영상을 보면 지휘하는 사람이 없는데 서장이 있었더라면 초기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완영 의원은 "구조 작업을 할 때 가족의 동의를 받으면서 해왔다고 보고 했는데 정말 그렇게 했느냐"면서 "가족이 전문적 지식이나 이성이 있느냐. 정부가 전문성을 갖고 독단적으로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신의진 의원은 "침몰 중인 세월호가 (무선 통신으로) 해경을 부르고, 다시 20분 지나 (비상시 사용하는) 16번 채널로 불렀는데 응답이 없었다"면서 "당시 해상교통관제센터(VTS) 근무자들의 교대시간과 겹쳐 근무기강이 해이했던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재영 의원은 "시간상 보면 얼마든지 선내로 진입해 비상벨을 누르고, 방송을 해서 퇴선하도록 지시할 수 있었다"면서 "유리창을 깨고 진입하지도 못한 것은 지휘체계의 부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의원은 "녹취록에 따르면 해경은 실종자 안위보다 대통령 보고를 우선하고, 헬기를 장관 의전용으로 보내 놓고 은폐를 시도했다"면서 "우리는 4월16일 국민을 저버린 국가의 민낯을 봤다"고 개탄했다.
민홍철 의원은 "청와대는 사고 초기부터 구조에 전념해야 할 해경청에 몇 명이 구조됐느냐를 시시각각 파악하고 지시 사항을 전달했다"면서 "그럼에도 참사 이후 청와대는 사고의 컨트롤타워가 아니라고 부인했다"고 비판했다.
최민희 의원은 "청와대나 해경이 언론 보도를 보고 대책을 세우고 있었는데 이 게 제대로 된 나라냐"면서 "오전 11시 전원 구조됐다는 오보가 나자 나라 전체가 대응을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정진후 의원은 "목포 해경은 ‘퇴선 안내하라’, ‘구명복 투하하라’ 등의 명령을 6차례 내렸지만 현장에서는 이행되지 못했다"면서 "관제에 실패하고, 경찰 지휘라인은 지휘를 제대로 못했고, 현장의 123정은 명령에 불복종했다"고 말했다.
심재철 위원장은 해경이 승객보다 선원을 먼저 구조한 점을 지적하며 "선원 복장을 보고도 구조한 게 선원인 줄 몰랐다면 무능의 극치"라고 질타했다.
김 청장은 "초기 대응에 미숙한 점이 많았다"면서 "채널 16을 항상 잘 들어야 하는데 제일 아쉬운 부분 중 하나"라고 답했다.
김 청장은 또 초기 선내에 진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직접 갔던 대원의 진술을 들어보니 배가 급격히 기울어서 조타실 입구까지 진입했지만 그 이상은 진입이 불가능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족대책위는 전날 개최된 국정조사의 모니터링 보고서에서 "진상규명이나 개선방안과 관련이 없거나 사소한 사항에 대한 질의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면서 "짧은 시간에 국정조사를 마쳐야 하는 만큼 진상규명과 개선방안을 논의하는 것 중 어느 쪽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확실히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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