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집중진단 - 중남미 아동들 왜 목숨 걸고 국경 넘나
▶ 멕시코 통과 중 잡혀 강제추방도 다수, 멕시코 통과 중 잡혀 강제추방도 다수
연방 이민당국이 밀입국 아동 일부를 텍사스에서 이송해 캘리포니아주 뮤리에타 지역에 수용하려 하자 지역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4일 밀입국 아동 이송에 반대하는 뮤리에타 지역 주민들이 연방 국경순찰대 수용시설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국이 부모 없이 ‘나 홀로’ 국경을 넘는 중남미 어린이들의 밀입국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텍사스 등 미 남서부 국경지역에서만 2014회계연도 들어 적발된 나 홀로 밀입국 아동이 5만2,000여명에 달해 연방 정부는 이들의 수용과 처리문제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또, 캘리포니아 뮤리에타 등 일부 지역에서는 밀입국 아동 이송문제로 주민들 사이에 찬반 갈등이 벌어지면서 이 문제가 정치적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중남미 아동들의 국경 밀입국 문제를 긴급 진단했다.
■ ‘나 홀로’ 밀입국 아동(UAC) 실태, 얼마나 심각하나
부모 동반 없이 남서부 국경을 넘는 아동들의 밀입국 문제는 과거에도 미 이민당국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였다.
지난 2003년부터 2011년까지 매년 적게는 8,000여명에서부터 많게는 4만여명에 달하는 부모동반 없는 ‘나 홀로’ 어린이들이 국경을 넘다 이민 당국에 적발되어 왔다.
이들 대다수는 출신국가로 되돌려 보내졌으나 일부 밀입국 아동들은 난민수용소(ORR)에 이송돼 미국 체류허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남서부 국경지역에서 국경을 넘다 적발되는 밀입국 아동들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해 연방 정부가 4등급 비상사태를 선포하기까지 했다.
최근 남서부 국경 지역에서만 하루 평균 120명 이상의 중남미 아동들이 국경을 넘고 있어, 이미 적발된 밀입국 아동이 올해 들어 5만2,000명을 넘어섰고 회계연도 말에는 6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국은 밀입국 아동이 내년에는 13만명까지 폭증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국경을 넘다 배고픔과 더위, 갈증으로 인해 사망하는 어린이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국경을 넘다 숨진 어린이만도 이미 200명을 넘어섰다.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국경을 넘다 목숨을 잃은 중남미 아동은 6월 현재 226명에 달한다.
■목숨을 건 아동 밀입국 왜
올해에만 200여명의 중남미 아동들이 국경을 넘다 목숨을 잃을 정도로 부모 동반 없는 나 홀로 아동들의 밀입국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특히, 멕시코 아동들의 밀입국이 감소하고 있는 반면, 수천마일을 종단해야 하는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등 중남미 3개국 출신 아동들의 밀입국은 급증해 위험성은 더 높아졌다.
‘노던 트라이앵글’로 불리는 중남미 3개국 출신 아동들이 미 국경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먼저, 멕시코 국경을 넘어야 하고, 다시 멕시코를 종단하는 험난한 여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아동들이 멕시코시티에 도달하기 전에 멕시코 이민 당국에 적발되며, 멕시코시티를 통과한 아동 상당수도 미 국경에 도달하지 못한 채 멕시코 당국에 붙잡혀 강제 추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멕시코에서 중도에 추방되는 아동들을 포함하면 중남미 3국을 떠나 밀입국을 시도하는 실제 아동 규모는 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왜 목숨을 건 밀입국 사투를 감행하고 있나.
전문가들은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등 중남미 3국에 만연해 있는 갱범죄와 극심한 빈곤 등이 아동들의 밀입국을 강요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경을 넘다 적발된 엘살바도르 출신 남자 어린이의 59%, 여자 어린이의 61%가 밀입국을 시도한 주요 이유로 생명을 위협하는 갱범죄 위협과 폭력을 꼽았다.
또, 이들 아동 3명 중 1명은 자신이 살던 동네가 갱단의 장악하고 있으며 매일 갱범죄 위협에 시달려 왔다고 답했다.
하루 끼니를 잇기 힘들 정도로 극심한 빈곤도 어린 아동들이 목숨을 걸고 자국을 탈출하도록 하는 요인 중 하나.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미국에 거주하는 가족과의 상봉. AIC 조사에 따르면, 국경지역에서 적발된 아동 3명 중 1명은 가족 재상봉을 밀입국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조사결과, 이들 아동의 90%가 가족 중 1명 이상이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고 답했고, 부모 중 1명 이상이 미국에 체류 중이라고 답한 아동도 절반이 넘었다.
■연방 정부 대책은
오바마 대통령은 8일 밀입국 아동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불법이민과 밀입국 방지를 위해 37억달러의 예산을 의회에 긴급 요청했다.
백악관은 이 예산이 불법체류 아동 수용시설 확충과 이들의 추방 여부 등을 신속하게 결정하기 위한 법원의 인력·시설 보강, 밀입국을 막기 위한 국경경비 강화, 아동 밀입국을 자행하는 범죄 조직과의 전쟁 등에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방 정부는 요청한 예산의 절반가량인 18억달러는 밀입국한 아동과 난민 등을 지원·수용하는 데 쓰고, 11억달러는 법적·인도주의적 기준을 충족한 불법체류자를 보호할 시설을 확충하는데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100만달러를 들여 중남미 3개국에서 밀입국의 위험성을 알리는 캠페인도 전개할 예정이다. ‘불법 입국 경각심 제고’로 명명된 이 캠페인을 통해 밀입국의 위험성과 불법체류를 불허하는 미국 정부의 단호한 의지를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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