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획/한인 2세들 결혼 트렌드
▶ 2세 한인여성 61% 타인종 배우자 맞아 남성도 45% 달해
한인 2세 자녀들을 둔 부모들 사이에 장성한 자녀가 비한인 배우자를 맞는 상황에 대한 고민이 큰 가운데 실제로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 여성 5명 가운데 3명 꼴로 비한인과 결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미주 한인사회에서 타인종과의 결혼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는 한인이라는 정체성 유지 등을 이유로 자녀가 한인 배우자와 만나길 바라는 부모의 희망과 반비례해 갈수록 괴리가 커지고 있는 확인됐다.
■사례
LA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이모씨는 요즘 자녀의 결혼 걱정에 한숨이 늘고 있다. 명문 사립고교를 졸업하고 아이비리그 대학을 거쳐 미 동부에서 유명 로펌에 근무하는 올해 36세의 딸을 둔 그는 딸이 직장에서 만난 백인 남자친구와 깊이 사귀다 결혼을 하겠다고 알려 왔기 때문이다. 그는 “주변에서 비한인 며느리나 사위를 맞는 경우를 많이 보아와 걱정을 했는데 나에게 결국 이같은 상황이 닥쳤다”고 말했다.
최근 친구 아들 결혼식에 다녀온 김모씨는 유명 결혼정보업체에 올해 서른살이 된 딸을 가입시킨 뒤 신랑감을 고르느라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씨는 “외국인 사위를 본 친구가 사돈댁이랑 말도 못하고 식장에서 멍하니 앉아 답답해하는 모습을 보니 남의 일 같지가 않더라”며 “무슨 일이 있어도 한인 사위를 맞으면 좋겠는데 생각대로 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현황
퀸즈 칼리지 사회학과 민병갑 교수와 오하이오 라이트 주립대학 김치곤 교수가 최근 발표한 ‘미주 한인사회의 세대별 결혼형태’ 논문에 따르면 1965년 이민법 개정 이후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여성 1만9,775명 가운데 61.3%는 타인종 남성과 결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2세 남성의 타인종과의 결혼비율인 45.4%, 12세 이전에 이민을 온 1.5세 여성들(59.3%)과 남성들(27.6%)의 타인종 결혼 비율에 비해 높은 수치다. 특히 1965년 이전의 한인 2세 여성들의 타인종과의 결혼 비율인 46.7%에 비해서도 높은 수치로 시간이 갈수록 한인사회 내 타인종과의 결혼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타인종 배우자를 선택하는 한인들의 선호 인종은 세대와 성별을 불문하고 백인을 선택하는 경우가 압도적이었다.
이와는 반대로 미국 내 한인 남성들은 아직까지 같은 한인 배우자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인 2세 남성들 중 한인 여성과 결혼한 경우는 전체 54.6%로, 타인종 여성과의 결혼률 45.4%보다 약 10% 포인트 높았으며 1세들이나 2세 남성들이 한인 여성 배우자를 선택하는 비율은 각각 97.3%, 72.4%로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1세, 1.5세, 2세 등 같은 세대간 혼인을 선호하는 현상이 확연했다. 1세들이 이민 1세들을 배우자로 선택하는 경우는 93.6%, 1.5세간의 결혼은 76.6%, 2세간의 결혼은 74.3%였다.
■배경
전문가들은 이민 연륜이 깊어지면서 한인 2세들이 주류사회에 깊숙이 들어가고 특히 고소득 전문직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비한인들과의 결혼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한인 밀집지인 남가주를 떠나 동부 지역 등에서 생활할 경우 한인 배우자감을 만나 연애 등을 하기가 어렵고, 한인 밀집 지역에서도 마땅한 상대방을 찾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민병갑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타인종과 결혼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다른 인종들과 문화 및 언어적 동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이민 1세들의 경우 언어·문화적 요인으로 동족 간의 결혼을 선호하지만 앞으로 2세, 3세로 갈수록 타인종과의 결혼 비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의 센서스 자료와 아메리칸 커뮤니티 서베이 결과를 분석했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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