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왕들이 먼 길을 떠날 때 여행축지법으로 이야기꾼을 데리고 다녔다고 한다. 축지법은 땅을 접는 법이라는 뜻으로 장거리 여행 동안 재밌는 이야기를 듣노라면 지루하지 않고“빨리 도착했구나”하는 인식이 들 것이다.
영국의 어느 신문사 프로젝트로‘런던에서 최장거리를 가장 빠른 속도로 가는 방법’을 공모했다. 초고속 기차도 있고 제트기도 있는데 공모에 당첨된 답은‘친구와 가는 것’이었다. 친한 친구와 함께 가는 것이 가장 빠르게 가는 방법이라니, 뇌리를 치는 기막힌 정답인 것 같다. 그래서 긴 여행길까지도 단축시킬 수 있는 진정한 친구를 얻는 것이 세상을 얻는 것과도 비유되는가 보다.
메리와 지니는 오랫동안 친밀한 친구 관계를 맺어왔다. 지니가 결혼하고 만나는 횟수가 뜸해지면서 메리는 달라진 서로의 생활을 인정했다. 그러나 얼마 전 지니가 남편과의 불화로 이혼까지 고려한다는 것을 듣고 메리는 친구를 위로하면서 심사숙고를 권고했다. 평소 명랑한 메리는 그들을 화해시키려 집으로 초대해 지니의 남편에게 특별히 친절하게 대해줬다.
며칠 후 메리는 친구 A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네가 지니의 남편에게 유달리 다정하게 굴어서 지니가 속상해하는 거 알고 있니?" 메리는 가슴이 떨려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순간 친구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면서 우정에 금이 갔다.
진정한 우정을 지키기 위한 규정은 무엇일까? 대등한 입장에서 성실하게 충고하고 도와주는‘붕우유신’(朋友有信)의 가치가 관계성을 잘 유지시켜준다고 생각한다. 곧 비밀을 비밀로 지켜주고, 설사 친구가 없는 자리에서도 결코 헐뜯는 이야기는 금물이며, 이해하면서 존경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친구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는가, 말을 옮기는 친구 A의 말만 믿는 메리 자신은 신의를 가졌는가, 15년간의 원만했던 우정을 저버리려는 저의가 있는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오해를 풀어보려고 노력하며 용서하는 관용을 베풀 용기는 있는가, 이혼을 앞둔 친구의 정신적 혼동과 좌절을 조금이라도 이해해보려는 배려심은 있는가를 재조명해보면서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진지하게 대화하는 과정을 거쳐 간다면 지금 당면한 우정의 위기가 오히려 새로운 차원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이러한 노력은 견실한 우정을 지키는 필수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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