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처형”소문 나돌아 맞교환 걸림돌
▶ 요르단 정부 생사확인 선결조건 제시... 일 인질 메시지는 실제 가능성 높아
요르단 조종사의 생사여부 확인이 이슬람국가(IS)와의 일본인 인질석방협상의 성패를 좌우할 선결조건으로 떠올랐다.
일본인 언론인을 인질로 잡은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IS는 이라크 북부 모술시간으로 29일 일몰 때까지 시리아와 터키 국경으로 요르단에 수감 중인 여성 테러리스트 사형수를 터키 국경으로 데려오라고 요구했으나 요르단 정부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앞서 IS 무장세력은 29일 오전 공개한 메시지를 통해 일몰 때까지 사형수 사지다 알리샤위와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47)를 교환할 준비가 되지 않으면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를 즉시 살해할 것이라고 통고했다. 알리샤위는 수십 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5년 요르단 암만의 호텔 테러에 가담해 교수형을 선고받고 요르단에 수감된 이라크출신 여성이다.
영어 음성과 아랍어 문자로 구성된 이 메시지는 ‘나는 고토 겐지다. 이것은 내가 당신들에게 보내도록 지시받은 음성 메시지다’라고 소개하고서 IS 측의 요구사항을 전하는 형식으로 돼 있었다.
이 메시지는 시한을 비교적 명확하게 밝히고 장소를 제시한 것이 특징이며, 이전과 달리 고토나 다른 인물의 사진을 첨부하지 않았다. 일본정부는 메시지를 분석한 결과 음성이 실제로 고토의 목소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무함마드 알모마니 요르단 공보장관은 시한 종료직전 국영 페트라 통신에 “정부가 알리샤위의 석방조건으로 내건 알카사스베 중위의 생사가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알리샤위가 여전히 요르단 내에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요르단 정부가 전날 밝힌 대로 알리샤위와 알카사스베 중위의 교환에는 응할 생각이지만 알카사스베 중위의 생사에 관해 아직 IS로부터 회신을 받지 못했다면서 “석방교섭을 위해서는 인질이나 포로의 생사 확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IS가 알리샤위와 고토의 맞교환을 제안한 반면 요르단 정부는 알카사스베 중위를 풀어줘야 알리샤위를 석방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IS 무장세력과 요르단 정부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 고토가 바로 석방되기는 어려워 보이며 IS가 요구 불응을 이유로 알카사스베 중위를 살해할지가 협상에 결정적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알카사스베 중위가 이미 처형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게 나돌고 있다.
교도통신도 28일 IS 대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인터넷에 유포한 영상을 통해 “우리를 죽이러 왔던 알카사스베 중위는 석방을 기대하기보다는 참수될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는 지난해 12월 IS 시리아 거점 공습작전에 참가했다가 전투기 추락으로 IS 측에 생포됐다.
실제로 IS는 고토의 음성파일과 동영상, 사진 등을 유튜브 등을 통해 내보낸 것과 대조적으로 알카사스베 중위가 살아 있음을 입증할 만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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