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간서 ‘원점 재검토’…미군내 1만5천명 성전환자 복무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논란이 되고 있는 성전환자(트랜스젠더) 입대 문제에 대해 ‘열려 있다(open-minded)’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성전환자의 입대 자체를 금지하고 있는 현행 정책이 공식적으로 재검토될지 주목된다.
카터 장관은 지난 22일 아프가니스탄 칸다바르에서 미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연설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이는 원점에서부터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카터 장관은 "우리는 군복무 조건과 경험을 가능한 한 매력적으로 만들고 싶다’며 "우리가 필요한 일을 성전환자들도 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문제에 대해 매우 열려있는 입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군복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를 제외한 어떤 것도 성전환자들을 배제할 사유가 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카터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활동 중인 군의관인 제스 M. 에렌펠트 해군 소령의 질문에 대한 답변과정에서 나왔다. 에렌펠트는 반더빌트대학의 의료센터에서 LGBTI(성소수자) 건강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에렌펠트 소령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행 군 복무규정에 따르면 성전환자로서 복무하는 군인들은 자신의 성(性) 정체성을 숨길 수밖에 없다"며 "이들은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뿐만 아니라 필요한 의료도 제공받지 못해 완벽한 군복무를 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군 내에는 약 1만5천500명의 성전환자가 복무 중인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카터 장관의 이날 발언은 지난해 5월 성전환자 입대금지 정책의 재검토를 시사한 척 헤이글 전임 장관보다 훨씬 전향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헤이글 전 장관은 지난해 5월 ABC 방송에 나와 "성전환자(트랜스젠더)의 입대 금지는 지속적으로 재검토돼야 한다"고 말했으나 실제로는 재검토 작업을 지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카터 장관은 실제로 정책 재검토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펜타곤 주변에서 제기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동성애자임을 공개하는 사람의 군 복무를 금지하는 이른바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DADT) 정책을 폐기했으나 성전환자 문제는 다루지 않았다. 다만, 백악관도 정책 재검토에 긍정적인 기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단체들은 카터 장관의 발언을 환영하면서 즉각적 재검토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휴먼라이츠캠페인의 데이비드 스테이시 정책국장은 "우리는 카터 장관이 낡은 규정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하는 등 즉각적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장관이 지적했듯이 가장 중요한 기준은 군복무를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육군 대령 출신의 인권운동가인 앨리슨 로빈슨은 "성전환자들도 일반 군인들처럼 명예와 분별력을 갖고 있지만, 침묵 속에서 필요한 의료를 포기한 채 복무해야 한다"며 "즉각 국방부 차원의 재검토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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