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주도 AIIB 세계경제 시스템 재편 신호탄
▶ 힐러리 대권 성공시 인권·자유무역 공세 예고
세계 질서의 수장자리를 두고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가 치열하다.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유지해온 미국에 중국의 현금의 힘을 앞세워 도전하며 세계 대국으로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수퍼 파워 미-중 충돌]
미국과 중국이 세계의 주도권을 놓고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소련의 붕괴 이후 독보적인 존재로 세계를 주도했던 ‘세계 제1국’(G1) 체재에 대놓고 도전하며 G2를 자처하는 중국이 눈엣 가시인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중국은 최근 막대한 현금의 힘을 내세워 아시아는 물론이고 남미와 아프리카에서 미국에 버금가는 군사·경제적 세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세계의 1인자 자리를 두고 중국의 도전을 방어하는 미국의 발걸음이 더욱 바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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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이 이끄는 중국은 올해 초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성공적인 출범으로 미국의 정치외교, 경제적 위상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혔다. 중국은 미국 주도의 세계은행(WB)이나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항하는 AIIB를 만들어 아시아에서의 맹주를 자처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시진핑은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중국 경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면서 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중국은 조공을 바치던 옛 중국을 그리워하며 마치 아시아 지배의 야욕까지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의 세확장을 지켜보지만은 않는다. 미국은 저유가, 강달러를 앞세워 경제 회복세를 보이며 수퍼 대국의 위상을 다시금 확인시키는 중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군사·무역, 사이버 안보, 기후변화 등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긴밀한 협력을 재확인하며 중국에 일격을 가했다.
미국은 특히 경제 성장에만 매달려온 중국에 ‘국제적 규범(rule)’을 내세워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의 약점은 글로벌 스탠더드, 즉 국제적 규범이 부족하다는데 있다. 힘의 논리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리더가 되려면 그에 따른 국제 질서에 부합하는 도덕적 행동을 보이라는 주문이다.
미국의 지적하는 규범이란 중국의 민주주의, 시장 투명성과 개방성, 가장 취약한 인권이다.
미국식 경제모델, 이른바 ‘워싱턴 컨센서스’를 내세운 중국 견제 전략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서도 잘 드러난다. 오바마 행정부는 TPP를 통해 지적재산권, 국경 간 서비스 무역, 정부조달·노동시장·전자상거래 등의 신종 무역 이슈에서 새 규범을 만들 예정이다.
물론 중국이라고 가만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중국은 천문학적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 이 막강한 자본력을 동원해 항만과 공황, 도로 등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건설자금을 지원해 미국 주도의 글로벌 경제 질서에 맞설 기세다. 이를 위해 만든 것이 바로 AIIB이다.
하지만 중국의 이같은 구도는 우선 자국내 과잉설비 해소, 해외진출 확대, 위안화 국제화 등이 선결돼야 가능해진다. 중국이 해결해야 할 산적한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미국과 대등한 수퍼파워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반면 미국은 국내 경제가 아직도 완전한 회복무드에 돌입하지 않아 중국처럼 막강한 재력으로 세계 경제를 주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틈을 노려 달려드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은 국가의 도덕적 기준을 내세워 중국 흔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 내년 미국 대선 중요 변수
미국과 중국 관계는 내년 미국 대선 결과에 민감해 줄 수 밖에 없다.
민주당, 특히 힐러리 클린턴이 집권하면 당장 중국의 인권문제와 자유무역 를 들고 나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힐러리는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퍼스트레이디’였던 시절부터 중국에 대해 쏟아 부은 비난을 중국인들은 아직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특히 1995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4차 유엔 세계여성컨퍼런스에 참석해 “전세계 모든 정부들은 인권을 보호하고 촉진시켜야하는 책임을 져야한다”며 중국의 인권 상황을 비난하는 돌직구를 날렸다. 그는 올해 3월에도 중국 당국에 체포·구금됐던 여성인권 운동가 5명의 석방을 요구해 중국 정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클린턴은 국무장관 시절부터 베트남과 필리핀 등과 남지나해 영유권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을 비난해왔다. 중국에 대해서는 ‘모순 덩어리’, ‘반민주주의의 진원지’라는 표현을 써가며 비난의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많은 중국인들이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중심 전략’(Pivot to Asia)의 틀을 마련한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에 당선 될 경우 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지금보다 더 껄끄러워질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렇다고 공화당 집권 쪽이 더 유리하다고 볼 수도 없다. 공화당은 미국의 군사력 강화에 상대적으로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만큼 중국에게는 어느 쪽이건 껄끄럽기는 마찬가지다.
벤 스틸 미외교협회 국제경제국장은 ‘브레턴우즈 전투’에서 “중국은 자국이 축적한 달러 표시 자산의 구매력이 급감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미국은 자금 융통이 불가능해질까 염려하는 상황”이라며 “현재의 중국은 1940년대 미국과 달리 주도적 위치를 갖기가 아직 어렵고, 미국은 당시 영국이 미국에 간청했듯 중국에 간청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 남중국해 갈등 고조
미국과 중국은 남중국해 이슈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에서 건설 중인 인공섬에서 12해리 이내에 군함과 군용기를 보내는 방안을 포함한 대책을 고심 중이다.
미국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지금까지 해군 정찰기나 함정을 인공섬에서 12해리 이내에 보낸 적이 없다. 이에 대해 중국은 크게 반발하면서 미국 측에 도발적 조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미국 측에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다.
화 대변인은 “중국은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를 지지하지만, 항행의 자유는 외국 군함과 군용기가 마음대로 한 국가의 영공과 영해에 들어오는 것과는 다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스스로의 영토 주권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면서 영유권 강화조치를 시사하면서 “우리는 관련국에 신중한 언행과 위험하고 도발적인 행위 중단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미군과 중국군 함정은 지난달 스프래틀리 해역에서 한 때 근접해 상대방을 감시하면서 신경전을 빚기도 했다.
홍콩 봉황망에 따르면 미 해군 포트워스함(LCS)이 스프래틀리 해역 쪽으로 접근하다 중국 해군 호위함 옌청함에 근접했다. 물리적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으나 미군 측은 당시 자신들이 공해상을 항해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고 봉황망은 전했다.
현재 스프래틀리 군도 일대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을 포함해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 베트남 등 6개국이 맞선 상태다.
중국이 이곳에 대규모 인공섬을 건설하는 목적은 자국의 영토로 인정받기 위한 것이다.
국제법상 산호초는 국가의 영토로 보지 않는다. 따라서 중국은 이곳에 인공 섬을 만들고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일종의 군사 전진 기지를 만들어 자신들의 주장하는 영해권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 이는 주변 국가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그냥 지켜보기 힘든 입장이다. 이지역 해역을 중국에 고스란히 내주는 형국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군용기 파견은 중국의 영유권 확장 시도에 제동을 거는 조치여서 실행되면 중국이 맞대응할 가능성이 커 분쟁이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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