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등 오렌지카운티 한인회장은 역대 한인회장들 중에서 한인종합회관 건립 기금을 최다 모금했다. 김 회장은 취임 후 1년여 만에 현재 모금 총액 70여만 달러 중에서 거의 절반에 가까운 30여만 달러를 모았다. 한인회가 약 30년 동안 모금한 돈을 1년 만에 모으는 성과를 이뤄냈다.
김 회장 본인이 10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솔선수범을 보이며 벌인 활발한 모금운동과 함께 한인사회 인사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한 덕분이다. 바람직한 움직임이자 오렌지카운티 한인사회를 보다 더 단결시키는 좋은 계기가 됐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한계에 부딪쳐 있다. 오렌지카운티 한인들의 기부에만 의존해 회관건립을 위한 목표액 400-500만 달러를 채우기는 너무나 요원하기 때문이다. 한인단체나 뜻있는 한인들이 기부하는 액수는 주로 1,000-5,000달러로 그나마 웬만한 단체들과 인사들은 도네이션에 이미 동참한 상태이다.
바꾸어 말하면 이제는 한인사회에서 돈 나올 곳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현재의 모금액으로는 어바인 시에서 번듯한 주택 한 채도 구입하지 못할 정도이다. 한인회가 염두에 두고 있는 부에나팍이나 풀러튼 지역도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올라 현재의 기금으로는 한인종합회관 마련을 엄두도 내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에 대한 돌파구로 미 주류사회 대기업이나 한국 기업들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본다. 이들이 도네이션에 동참할 경우 때에 따라서는 기부액수가 상상 이상이 될 수도 있다. 아직까지 미국이나 한국의 대기업으로부터 한인종합회관 건립 기금을 기부 받은 적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그렇지 않고 계속 한인 커뮤니티만을 대상으로 모금 운동을 전개한다면 목표액을 채우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김가등 회장은 자신의 임기 내에 한인종합회관을 건립할 것이라고 몇 차례에 걸쳐서 공언했지만 대기업들의 참여 없이는 힘들지 모른다는 생각이다.
다행인 것은 한인회가 지난번 정기총회에서 ▲회관 매입 및 건축 등에 공이 크다고 인정되는 개인 및 단체를 표창할 수 있으며 기부자의 이름을 동판에 기록해 영구보존하며 ▲기부자의 이름은 고액일수록 우선순위로 기록하고 금액이 동일할 경우 가나다순으로 기재하고 ▲건립기금의 75% 이상 기부자가 있을 때에는 건물의 이름을 기부자의 이름으로 명명하고 소액 기부자의 이름도 함께 기재해 보관 관리하는 등의 안건을 통과 시켰다는 점이다.
이 조항들은 오렌지카운티 한인사회에 홍보를 원하는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물꼬를 터놓았다고 볼 수 있다. 또 고액 기부자들이 더 많이 동참할 수 있도록 자극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기적으로 미팅을 갖고 있는 한인종합회관 건립 위원회는 대기업들의 관심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이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서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쳐야 할 시기 인 것 같다.
OC 한인커뮤니티가 부러워하고 있는 어바인의 ‘중국 문화센터’ 설립 과정에서 중국 커뮤니티 기업뿐만 아니라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여러 개의 미 대기업들이 회관건립 기금모금에 동참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다. 이 센터는 중국 커뮤니티뿐 만아니라 한인들을 비롯해 여러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김가등 한인회장은 임기를 10개월여 남겨두고 있다. 과연 김 회장이 공언했듯이 임기 내에 한인회관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이나 미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김 회장 임기 내에 한인종합회관이 설립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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