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쇼핑의 날인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예년보다 진화한 캠프족(族)이 미국 언론의 시선을 끌었다.
한정된 물건을 아주 싼 값에 판매하는 특성상 해마다 대형 가전제품 매장과 쇼핑센터 앞은 블랙프라이데이 며칠 전부터 가장 먼저 물건을 사려는 이들이 친 텐트로 장사진을 이루곤 한다.
올해에는 첨단 물품을 구비한 채 대형 텐트를 친 '얼리 버드'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25일 전했다.
블랙프라이데이는 매해 11월 넷째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 금요일로, 올해엔 27일이다. 주로 이날 오후 5∼8시 사이 시작해 자정을 넘겨서까지 물건을 판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에 따르면, 미국 해병대 출신인 레이 매카시는 플로리다 주의 가전제품 매장인 베스트 바이 바깥에 텐트를 치고 아예 '지휘통제소'를 차렸다.
매카시는 최대 8명이 누울 수 있는 공기주입식 침대는 물론 간이 부엌, 책상과 노트북 컴퓨터를 텐트에 들여놓고 음향시설도 갖췄다.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9년째 이런 텐트를 쳤다던 매카시는 "오늘 밤 추운 날씨에도 대비했다"면서 "우리는 야영을 할 줄 안다"며 뿌듯함을 나타냈다.
자비스 존슨 역시 애리조나 주의 베스트 바이 매장 앞에 22일 아예 '간이 주택'을 한 채 지었다.
존슨을 찾아간 폭스 방송 기자는 텐트의 문을 걷자 나타난 광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TV와 침대는 물론 아이스박스 등 각종 가재도구가 널려 있었다. 존슨은 터지지 않는 와이파이를 제외하곤 불편할 게 없다고 했다.
8년째 블랙프라이데이 캠핑에 나선 그는 "일찍 일어난 새가 벌레를 잡아먹는다는 심정으로 나섰다"며 "49인치 고화질 TV를 149달러(약 17만원)에 사고 싶다"고 했다.
케빈 수튼이라는 남성은 일반인과 다른 이유로 플로리다 주 올랜도 근처의 베스트 바이 매장 앞에 블랙프라이데이 33일 전인 10월 25일에 텐트를 쳤다.
지역 라디오 방송의 스포츠 프로그램 진행자인 그는 노숙자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을 바꾸려고 실제 노숙인처럼 길에서 자고 기부받은 음식으로 연명하고 있다.
그는 작년에도 블랙프라이데이 때 15일간 노숙 체험을 통해 모은 3t의 음식을 플로리다 중부의 빈곤층 아동에게 보냈다. 올해에도 같은 자리에서 음식, 장난감 등의 기부를 받는다.
뜻깊은 자선 활동도 하면서 사고 싶은 TV를 염가에 구매하는 게 수튼의 두 번째 목표라면 작년에 캘리포니아 주에 거주하는 여성 2명이 세운 최장 기간 블랙프라이데이 캠핑(22일) 기록을 깨는 게 세 번째 꿈이다.
베스트 바이는 수튼이 노숙하는 동안 매장 화장실을 이용하도록 배려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에만 온·오프라인을 통해 지난해 1억3천370만 명보다 많은 1억3천500만 명의 미국민이 쇼핑에 나설 것으로 점쳤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