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안 잡일 게임하듯 즐기면 부부 관계 개선에 효과
새해 소망이 부부간 좀 더 가까워지는 것이라면 집안 잡일 담당자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 집안 잡일을 서로 미루다 보면 부부관계는 좀처럼 가까워질 수 없다. 먼저 나서서‘내가 하겠소’하는 부부는 먼나라 부부 이야기에 불과하다. 집안 잡일 담당자를 깔끔히 정리하고 부부관계까지 챙긴 부부 사연이 월스트릿 저널에 소개돼 화제다. 부부는 컴퓨터 게임을 즐기듯 집안 잡일을 게임화 해짜증을 빼는 대신 재미를 추가했다.
결혼생활이 쉽다면 이혼율도 지금처럼 높지 않을 것이다. 스티븐 레카트 부부의 20대 결혼생활은 영화 같았다. 부인 린다와 맥주를 즐기며 TV리얼리티 쇼를 보는 것이 여가의 대부분이었다.
집안 잡일이 ‘고문’처럼 다가오기시작한 것은 첫째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다. 2년 뒤 둘째가 태어난 뒤로는육아가 최우 선순위가 됐고 집안일로 부부간 눈살 찌푸리는 일이 점차많아졌다. 항상 “당신이 설거지하면내가 개와 산책할 게”하는 식이 돼버렸다. 집안일 할당이 부부간 끈질긴협상으로 변한 것이다.
부부관계 악화를 막기 위해 부부가 머리를 짜낸 것이 바로 ‘집안일의 게임화’다. 점수제를 바탕으로 한게임방식은 이미 다이어트나 교육 시스템, 일부 직장에서 도입한 방식으로 높은 점수를 획득한 사람에게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드디어 흥미로운‘집안일 게임’이 시작됐다. 시작은 약간 삐걱거렸다.
집안일 항목에 따라 점수를 정하는데 약간의 신경전이 있은 뒤 본격적인 게임에 돌입했다. 아이 목욕 1점, 주 1회 장보기는 2점, 세탁소 가는 일은 1점, 식사 준비 등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은 3점… 이런 식으로각종 집안일에 점수가 매겨졌다. 게임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상금 600달러를 준비했다. 매달 마지막 날 합산한 점수 비율만큼 상금이 배분된다.
첫째 날. 공교롭게도 남편 레카트가 출장 중인 날이다. 18일간의 출장중 마지막 날이란 이유로 집안일은손도 댈 수가 없었다. 레카트의 점수는 예상대로 제로. 당연히 첫째 날의승자는 부인 린다로 16점을 올렸다.
둘째 날. 레카트는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집안일 게임에서점수를 올리려는 의지를 불태웠다. 레카트의 노력 끝에 둘째 날은 무승부.
둘 다 6.5점씩을 올리며 현재 스코어는 린다가 22.5점으로 여전히 앞섰다.
매일 ‘치열’하지만 흥미로운 집안일 게임을 이어가던 중 린다가 점수차를 크게 벌리게 된 계기가 있었다.
첫째 딸의 생일파티 준비를 린다가맡게 된 것이다. 생일파티 음식 준비,초대장 발송, 집안 장식 등을 하며 린다가 획득한 점수는 대거 10점. 생일당일 레카트가 케익을 찾아오고 뒷정리를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집안일 게임 첫 달의 승자는총점 313.5점을 올린 린다의 몫이었다. 레카트의 점수는 부인의 30%도안 되는 98.5점이다. 초라한 성적이다.
부부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각자에게 돌아갈 봉투 2개를 준비했다. 첫번째 봉투에는 우승자인 린다에게돌아갈 상금 456달러55센트가 들어있었고 나머지 봉투에는 남편 몫인143달러45센트가 담겨져 있었다. 린다는 한 달간의 집안일 수고로 보상받은 상금으로 자매와 함께 라스베가스로 주말여행을 떠나는 보너스까지 선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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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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