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케어에 맡겼던 아기 잃은 두 직장엄마 “유급 육아휴가 입법화 초당적 실현”호소
▶ 미국은 유급 출산휴가 없는 유일한 선진국 SF, 100% 유급 육아휴가 도입… 전국 처음

뉴욕 엄마 앰버 수코라와 아들 칼
지난 4월초 샌프란시스코 시의회는 아기를 출산하거나 입양한 부모가 최소한 6주간 봉급을 100% 받으면서 출산·입양휴가를 갈 수 있도록 보장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전액 유급 출산휴가를 보장하는 조례나 법이 통과된 것은 미국 전체에서 샌프란시스코가 처음이다. 통과된 조례는 2017년부터 20인 이상 종업원이 근무하는 사업장에서 시행된다. 미국은 선진국 중 유일하게 연방차원의 유급 출산휴가가 없는 나라다. 50개주 가운데 캘리포니아, 뉴저지, 로드아일랜드 등 단3개주만이 부분 유급 출산휴가를 시행하고 있으며 뉴욕이 2012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 미국의 엄마들 4명 중 1명은 출산 2주 후부터 복직해야 하며 87%의 부모가 유급 육아휴가 혜택을 전혀 못 받고 있는 실정이다. 다음은 출산하고 급하게 복직하느라 데이케어에 맡겼던 갓난 아들을 잃은 후 유급 육아휴가 입법화를 위한 캠페인에 뛰어든 두 엄마, 앰버 스코라와 알리 도드의 호소문이다.

오클라호마 엄마 알리 도드와 아들 쉐퍼드“
보통의 경우라면 우리 둘처럼 서로 다른 두 엄마는 결코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오클라호마 교외에 사는 한 사람(알리 도드)은 대학시절 스윗하트와 결혼한 물리치료사로 낙태에 반대하는 공화당원이다. 미혼의 진보주의자로 뉴욕 브룩클린의 출판업계에서 일하는 다른 한 사람(앰버 스코라)은 5개국에서 살았으며 30대 후반이 넘어서야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다.
우릴 만나게 한 것은 ‘비극’이었다. 지난해 우린 둘 다 아기를 잃었다. 우리의 갓난쟁이 두 아들은 처음으로 엄마 품을 떠나 맡겨진 데이케어에서 숨졌다. 둘 다 생후 몇주밖에 되지 않은 아기를 정말 떼어놓고 싶지 않았으나 우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우리 고용주들은 육아휴가를 허용하지 않았다. 우리아이들은 우리 직장건강보험에 들어 있었고 대다수 미국가족들이 그렇듯이 우리도 한 사람만 벌어서는 생계를 꾸리기 힘든 형편이었다.
지난해 오클라호마에서 어느 4월 아침, 아기 쉐퍼드는 데이케어에 맡겨졌다. 데이케어 직원이 낮잠을 재우려고 카시트에 앉혀놓고 자리를 뜬 후 미끄러져 내린 쉐퍼드는 질식해 숨졌다. 아직 목도 가누지 못하는 아기였다.
같은 해 7월 아기 칼도 뉴욕 맨해튼 엄마의 사무실 근처 데이케어에 처음으로 맡겨졌다. 엄마 앰버가 점심 무렵 수유를 위해 들렀을 때 칼의 작은 입술은 시퍼렇게 변해 있었고 직원은 인공호흡을 시도하고 있었다. 이 건강한 아기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우린 갓난아기들은 그들의 생의 시작 무렵엔 늘 부모와 함께 있어야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들 각각의 정당인 민주당과 공화당에게 그들의 차이를 잠시 접어두고 복직을 보장하는 유급 육아휴가를 입법화해줄 것을 함께 촉구한다. 미국의 모든 아기들을 위해서다.
이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은 우리만이 아니다. 바로 지난주에도 펜실베이니아에서 생후 3개월의 여자아기가 데이케어에 맡겨진 첫 날 사망했다. 맥길대학과 UCLA 공동연구에 의하면 엄마의 출산 후 육아휴가가 한 달씩 늘어날 때마다 신생아 사망률이 13%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의 출산휴가가 길었더라면 칼과 쉐퍼드도 지금쯤 살아있었을 것이라는 우리의 생각은 결국 옳았던 것이다.
미국은 선진국 중 신생아 사망률이 가장 높다고 질병통제예방국은 말한다. 유아돌연사증후군(SIDS)에 의한 사망의 60%는 데이케어센터에서 발생한다는 것도 연구결과 밝혀졌다.
육아휴가는 절박하게 생사가 걸린 이슈는 아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의 건강과 웰빙이 걸린 중요한 문제다. 노르웨이에서 유급 육아휴가를 도입한 후 증명된 장기간에 걸친 효과를 보면 알 수 있다. 고등학교 중퇴율이 떨어지고 대학진학율이 상승했으며 30세 때 소득이 올라갔다.
일생의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지적 능력은 유아기에 형성된다. 모든 미국의 아기들이 생후 몇 달간 부모와 함께 늘 지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훨씬 더 안정하고 건강한 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엄마들 4명 중 한명은 출산 2주 이내에 복직해야 하며 부모의 87%는 유급휴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그리고 열심히 일하는 미국 가족들의 대다수는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생계가 힘든 실정이다.
유급 육아휴가는 레드 스테이트/블루 스테이트의 보수나 진보 이념의 이슈가 아니다. 낙태를 반대하거나 낙태권을 지지하거나 상관없다. 큰 정부를 지지하든 작은 정부를 선호하든 상관없다.
전 세계 최고 부자의 나라 미국에서, 출산 후 조산된 아기들을 신생아중환자실에 남겨놓은 채 울면서 급하게 복직하는 엄마들이 늘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 아직 목도 제대로 못 가누는 아기들을 엄마 품에서 떼어놓아서는 안 된다.
우리의 엄청난 아픔을 통해 우린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그래서 오클라호마의 엄마와 브룩클린의 엄마가 민주·공화 양당에게 로비스트가 아닌 미국의 가족들을 먼저 생각해달라고 촉구하는 것이다. 제발 우리의 지도자들이 정치적, 이념적 차이를 접어두고 미국의 아기들이 그들의 연약한 삶의 첫 몇 달만이라도 부모의 보살핌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보호법을 실현시켜줄 것을 거듭 당부한다.

샌프란시스코 시의회가 미국에선 처음으로 100% 유급 육아를 보장하는 시조례를 통과시킨 지난 4월5일 아기를 안고 지지 시위에 나온 엄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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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투데이-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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