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농구대표로 평창 패럴림픽서 한국 대표로 출전 희망
▶ 노르딕스키 입문 일주일 만에 장애인 전국체전 은메달

(평창=연합뉴스) 캐나다 교포 장애인 선수 원유민이 10일 강원도 평창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 테스트 이벤트 겸 2017 세계장애인 노르딕스키 월드컵에서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노르딕스키 유망주가 조국에서 열리는 패럴림픽 출전의 꿈을 키우고 있다.
캐나다 국적의 하지 절단 장애인 노르딕 선수 원유민(29·캐나다명 유민-원)은 10일 강원도 평창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 테스트이벤트 겸 2017 세계장애인 노르딕 스키 월드컵 경기를 찾아 "1년 뒤 이곳에서 열리는 평창 패럴림픽에서 태극기를 달고 메달을 따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에서 태어난 원유민은 4살 때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다.
그의 부모님은 장애인 복지 환경이 좋은 캐나다로 이민을 결심했고, 원유민은 부모님을 따라 12살 때 한국을 떠났다.
국적은 바뀌었지만, 조국에 대한 애국심은 변하지 않았다.
그는 한국에서 쓰던 '원유민'을 캐나다에서 그대로 사용했다. 한국말도 잊지 않았다.
장애를 가진 동양인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그러나 원유민은 운동과 학업에 열중하며 건강한 청년으로 성장했다.
그는 미국 명문대인 일리노이 주립대 심리학과에 진학했고, 취미로 시작한 휠체어 농구에 소질을 보여 캐나다 휠체어 농구 국가대표로 뽑히기도 했다.
운동에 관한 열정은 학업의 그것보다 컸다. 그는 2016년 캐나다 휠체어 농구대표팀의 일원으로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패럴림픽에 출전하기도 했다.
캐나다에서 손꼽히는 운동선수가 됐지만, 원유민의 마음 한편엔 뿌리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있었다.
그는 올해 초 무작정 한국을 찾았다.
그리고 제주도 장애인 체육회를 찾아 국내에서 휠체어 농구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동계 종목까지 섭렵했다.
원유민은 노르딕스키 입문 일주일 만에 제14회 장애인전국체전에서 은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장애인전국체전은 국적과 상관없이 대한장애인체육회의 허가를 받아 출전이 가능하다)
10일 평창에서 만난 원유민은 "휠체어 농구를 오랫동안 해서 운동 신경은 자신 있었다. 기본 체력이 있어 좋은 성적이 나온 것 같다"라며 빙그레 웃었다.
원유민은 "평창패럴림픽에 태극기를 달고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라며 "이미 캐나다 장애인 체육회엔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겠다고 통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생활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했다. 캐나다 휠체어 농구대표팀 생활을 하면 연간 국가대표 훈련 수당 약 3만 달러를 보장받을 수 있지만, 현재 한국에선 수입이 없다.
더군다나 국제대회에서 국적을 바꿔 출전할 경우, 원래의 국적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는 "솔직히 한국행을 택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다"라며 웃었다.
원유민은 간절한 마음으로 한국 생활을 이어가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행정절차가 문제다.
특별 귀화를 하기 위해선 해당 기관장의 추천을 받아야 하는데, 대한장애인체육회는 대한체육회와 달리 귀화 선수 추천권이 없다.
비장애인 종목에선 한국과 큰 접점이 없는 많은 외국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있지만, 장애인 종목에선 특별 귀화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이유다.
원유민은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 끝까지 노력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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