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이 지루하다고 생각된다면 김태준씨(82·사진)가 낸 ‘코메리칸의 부모님 전상서’(조광프린팅)를 적극 추천한다. 조선일보 기자 생활을 접고 60년대 말 미국으로 건너와 아메리칸 드림을 일궈낸 저자의 이야기는 담담하면서도 생생하게 기록된 한편의 중편 소설이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젊은 시절과 이민 초창기 정착사”라는 저자의 설명대로 “30, 40년대 태어난 세대들은 누구나 격음직한 이야기”가 살아 있는 듯 꿈틀대며 다가선다. 독자들에게 스스로의 자화상을, 또는 아버지들의 삶을 비쳐보는 우리들의 진솔한 이야기책일 것이다.
저자는 먹고 살기 빠듯했던 일제 감정기 때 경남의 한 두메산골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35년생). 칡뿌리와 소나무 껍질로 보릿고개를 넘기며 연명하던 시절과 아버지의 일본 징용, 질병으로 숨진 동생들, 대동아 전쟁, 6.25를 거치고 한국 산업화 시대의 한 축을 담당해온 저자의 이야기는 결코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가난 속에서도 경남고와 서울대를 거쳐 조선일보 기자로 일하던 그는 두살과 네살 딸들을 처가에 맡겨 두고 돌연 미국 이민길을 택했다. 부지런히 일하며 돈을 모아야 했던 주유소 종업원 시절, 이어 주유소 인수, 불법체류의 불안한 생활, 극적인 영주권 취득 후 힘들었던 딸들 초청 등등. 45년 동안 쉼없이 뛰어온 그의 이야기가 기자다운 필체로 담담하게 정리됐다.
사우스베이 라이온스클럽 회장으로도 활동했던 그는 “부모님의 고달픈 삶을 재조명해 명복을 빌어 보려고 일대기를 쓰기 시작했다”면서 “우리시대를 살아왔던 사람들과 그 시대를 알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에게 값진 기록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서전 문의는 kimc661@msn.com 또는 (310)780-0131.
<
김정섭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