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년 만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만난 입양 자매 아르멘다리즈(왼쪽)와 훌트퀴스트.
“올해 여름 생모를 찾으러 모국을 방문할 것입니다.”
아버지는 다르지만 같은 어머니를 둔 이성동복 입양 한인 사라 훌트퀴스트(35)·케이티 아르멘다리즈(32) 자매는 지난달 2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시공을 뛰어넘어 극적으로 상봉한 이래 새로운 공동의 목표가 생겼다. 꿈속에서나 그리던 생모를 함께 찾아 나서는 것이다.
입양기관에 남은 기록에 따르면 서울에서 태어난 자매의 생모는 김숙희씨. 김씨는 마음의 병이 깊어 자주 입원하다 결국 가족에게서 버림받았다. 자매가 세상에 나오자마자 입양기관을 거쳐 스웨덴과 미국으로 보내진 이유다. 자매의 삶은 여느 입양 한인들과 다를 바 없었다. 성장기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며 차별과 싸워야 했다. 버려진 사실을 알게 되고서는 가슴 한켠에 미움을 싹이 텄지만 혈육에 대한 원초적인 그리움은 어쩔 수 없었다. 30년이 훌쩍 지나 낯선 땅에서 처음 만난 자리에서 금세 혈육임을 알아채고 서로 눈물을 닦아줄 수 있었던 것도 그런 그리움의 힘이었다. 자매는 그 자리에서 “이제는 모두 용서할 수 있는” 부모를 함께 찾아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이들 자매의 상봉에는 유전자 검사를 빼놓을 수 없다. 동생 아르멘다리즈는 지난 2006년 모국을 처음 방문해 자신의 입양을 담당했던 기관을 찾았다가 자신에게 형제자매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피붙이를 찾는 노력을 백방으로 펼쳤지만 허사였다. 그러다 9년 후 DNA 테스트를 통해 친척을 찾을 수 있다는 정보를 알고는 한 방울의 피를 관련 기관에 남겼다.
스웨덴에 사는 언니 훌트퀴스트는 동생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했다. 그는 정체성을 인지한 후부터 한국 출신이란 사실을 숨기고 부끄러워했으며 자신의 삶을 복잡하게 만든 생모를 찾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훌트퀴스트가 처음 서울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7월이다. 귀국 후 5개월 만에 DNA 검사를 받았고 놀랍게도 유전자가 일치하는 여동생이 있다는 결과를 지난 1월 확인했다. 자매의 상봉 이야기는 미국 입양단체 ‘325Kamra’가 연합뉴스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이 단체는 생부모를 찾는 입양인은 DNA 검사를 무료로 진행하는 서울의 입양한인 쉼터인 ‘뿌리의 집’(www.koroot.org)을 방문하라고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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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버린 생모를 왜 찾아 그냥 ㅇ양부모한테마 잘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