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 오늘 쿠어스필드서 운명의 선발등판
▶ 포스트시즌 엔트리진입 위한 최후의 시험대
류현진(LA 다저스)이 29일 오후 5시10분(LA시간)부터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지는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이번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지 여부가 걸려있는 올 시즌 최후의 시험대다.
올 시즌 102승(57패)을 올린 다저스는 사실 이날 경기의 승패가 큰 의미가 없다. 이미 내셔널리그 탑시드는 확보됐고 월드시리즈의 홈필드 어드밴티지가 걸린 메이저리그 최다승 경쟁에서는 2위인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챔피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100승59패)에 2게임차로 앞서 있어 이번 주말 로키스와의 3연전에서 1승만 보태면 모든 플레이오프에서 홈필드 어드밴티지를 확보한다. 만약 다저스와 인디언스가 동률로 시즌을 마친 뒤 양팀이 월드시리즈에서 만날 경우 타이브레이커인 양팀간의 맞대결 전적에서 앞서는 다저스가 홈필드 이점을 갖는다. 다저스는 지난 6월 13~15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벌어진 3게임 시리즈에서 2승1패로 승리한 바 있다.
승패가 별 의미 없는 경기에서 모든 시선은 류현진에게 쏠릴 전망이다. 다저스는 이번 등판에서 류현진이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경우 그를 플레이오프에서 팀의 제4선발로 기용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올 시즌 16승3패, 평균자책점 2.72라는 빼어난 성적을 올린 올스타 왼손투수 알렉스 우드를 불펜으로 돌려 불펜을 보강하겠다는 것이 다저스의 복안이다.
사실 우드는 포스트시즌에 선발투수로 나설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도 남는 투수다. 또 본인도 플레이오프에서 선발로 뛰기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비롯한 다저스 수뇌부는 팀 전력을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우드가 불펜, 류현진이 선발로 나서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우드는 불펜투수로도 뛰어난 활약을 보인 경험이 있는 반면 어깨수술 경력의 류현진은 단시간 내에 마운드에 오를 준비를 마쳐야 하는 불펜투수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기에 선발투수 이외에는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단기시리즈인 포스트시즌에서 강력한 불펜이 얼마나 중요한 자산인지가 입증된 상황에서 시즌 후반기 내내 불펜이 흔들려 고심해온 다저스 입장에선 류현진이 4선발 역할을 맡아줄 수만 있다면 우드를 불펜에 옮겨 불펜 필승조의 한 축으로 기용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선발과 구원 모두 경험이 풍부한 우드가 불펜에 있을 경우 선발투수가 초반에 무너졌을 때에도 대처하기가 쉽다는 장점도 있다.
반면 다저스가 류현진 대신 우드를 제4선발로 기용하기로 결정한다면 불펜 보강을 위해 류현진을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시즌 후반기에 평균자책점 2.22를 기록한 뛰어난 선발투수(류현진)을 포스트시즌 전력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것이 다저스의 고민이다. 그렇기에 ‘류현진 선발-우드 불펜’ 카드가 팀 차원에서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나온 것이다.
결국 29일 쿠어스필드 등판은 류현진에게 포스트시즌 엔트리 포함여부가 걸려있는 중대한 관문인 셈이다. 이 경기에서 안정된 투구내용을 보여준다면 다저스는 류현진 카드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쿠어스필드에서 초반에 무너진다면 어쩔 수 없이 우드를 4선발로 기용하면서 류현진은 포스트시즌 엔트리탈락이라는 비운을 맞을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서 꼭 많은 이닝을 던질 필요는 없다. 로버츠 감독은 이날 그에게 5이닝 이상을 주문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4선발에게 5이닝 이상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승리투수가 필수적인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최대한 깔끔하게 4~5이닝을 막아주는 것이고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포스트시즌 선발 기용이 유력하다. 류현진은 이날만큼은 선발투수로 많은 이닝을 버티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초반부터 전력투구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기는 오후 5시부터 케이블채널 스포츠넷LA로 중계된다.
류현진에게 29일 로키스 원정경기는 포스트시즌 엔트리 포함여부가 걸린 운명의 관문이 될 전망이다. [AP]
시즌 16승을 올린 알렉스 우드는 팀 필요로 인해 원하는 선발 대신 불펜 이동이 고려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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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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