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군지역 동구타 나흘째 공습 299명 숨져
▶ 주민들 “죽을 차례 기다리는 상태” 절망

시리아 반정부 활동 그룹 굽타 미디어 센터가 제공한 사진으로 21일 시리아 정부군의 무자별 포격으로 무너진 건물서 극적으로 구조된 한 어린이를 시라아 구급 요원들이 부상을 치료하고 있다. [AP]
시리아군이 수도 동쪽 반군 지역의 자국민을 나흘째 무자비하게 폭격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21일(현지시간) 수도 다마스쿠스 동쪽 동(東)구타에서 시리아군의 무차별 공습과 포격이 나흘째 이어졌다고 전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날 추가로 27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했다.
시리아군의 대대적인 공습이 시작된 18일 밤부터 누적 사망자는 최소 299명으로 집계됐다.
1,400명이 다쳤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뒤늦게 시신이 수습되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누적 사망자가 늘어나는 양상이다.
전쟁범죄 수준의 폭격에 종합병원 7곳 가운데 3곳이 운영을 중단했고, 남은 병원은 수용 능력을 넘어 밀려드는 환자들을 돌보느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시리아 지역조정관인 파노스 뭄치스는 “알고도 병원을 공격하는 것은 전쟁범죄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끝도 없는 굉음과 진동 속에 가족과 이웃의 무수한 죽음을 목격한 주민들은 절망과 공포 속에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동구타 두마 구역의 주민 빌랄 아부 살라(22)는 “그저 우리가 죽을 차례를 기다리는 상태라고 말할 수 있을 뿐”이라고 간신히 대답했다.
그는 “이제 시장도 사라졌고, 먹을 것도 없다”고 했다.
시리아정부는 국제사회의 비난에 눈과 귀를 닫았다.
시리아군 지휘관은 20일 “지상군 작전은 시작 전이며, 현재는 사전 공습 단계”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시리아정부는 수도 내부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전략 지역인 동구타를 탈환하기 위해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세다.
저비용에 살상 효과를 극대화하는 ‘통폭탄’까지 투하했다.
동구타로 시리아군 병력이 속속 보강 중이며 지상전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20일에는 러시아군도 공습에 가세했다고 구타 주민들이 증언했다.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그러나 21일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주장은) 모두 근거 없는 비방”이라며, 동구타에서 벌어지는 참상에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며칠만에 민간인 피해가 급증한 것은 시리아군이 두마 등 인구가 밀집한 지역을 무차별 폭격하는 데다 2013년 이후 이어진 장기 포위로 의료 서비스도 열악해진 탓이다.
동구타에는 약 40만명이 산다.
동구타를 통제하는 주요 반군 조직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샴’(HTS) 등은 아직은 저항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지상군 교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주민의 고통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HTS는 알카에다 시리아지부에 뿌리를 둔 ‘급진’ 조직이다.
전날 알카에다는 3개월만에 우두머리 아이만 알자와히리의 영상을 온라인에 유포했다.
자와히리는 이 영상에서 시리아 내 추종 조직을 향해 단결을 촉구하면서, 10년 이상 이어질지 모를 긴 전쟁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국제사회에 공격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무성하나 구체적인 행동은 나오지 않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1일 취재진과 만나 “속히 민간인 피란과 구호가 이행되도록 동구타에 정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유엔 주재 러시아대사 바실리 네벤쟈는 22일에 동구타를 안건으로 안전보장이사회를 열자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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