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0·26 암살 재조명… 외국인도 흥미” 아카데미상 출품작 영화 ‘남산의 부장들’ 우민호 감독 [인터뷰] “10·26 암살 재조명… 외국인도 흥미” 아카데미상 출품작 영화 ‘남산의 부장들’ 우민호 감독](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0/12/29/202012291828035f1.jpg)
내년 아카데미상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영화 출품작 ‘남산의 부장들’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
“2인자들이 1인자를 제거하는 역사는 같습니다. 한국 현대사의 한 부분이기에 흥미롭고 외국인들도 쉽게 받아들이죠”
10·26 사태를 소재로 한 영화 ‘남산의 부장들’(The Man Standing Next)로 올해 최고 흥행작을 낸 우민호(49) 감독은 인물들의 감정과 심리를 따라가며 너무도 잘 알려진 역사적 사실을 파헤친다. 대통령 암살이라는 굵직한 사건은 그대로 가져오고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을 중심으로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곽도원),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이라는 인물들의 행적을 통해 사건을 조명한다.
1979년 10월26일 중앙정보부장이 대통령을 암살하기 전 40일을 재구성한 ‘남산의 부장들’은 내년에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상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영화 출품작이다.
예년 같았으면 벌써 미국으로 날아와 LA와 뉴욕 등지에서 오스카 캠페인에 돌입했을 우민호 감독과 지난 15일 줌 화상 및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우 감독은 “아카데미 출품작으로 선정되고 이 영화를 미국 관객들이 어떻게 볼 지 가장 궁금했다. 사실 영화제들로부터 초청을 받았는데 코로나19로 개최 자체가 취소되면서 관객들과 만날 기회가 없어져 안타깝다”는 말로 미주 한인들에게 먼저 인사를 전했다.
중앙대 영화학과 출신의 우 감독은 “군대를 다녀와서 김충식 단행본 ‘남산의 부장들’을 읽었다. 1990년대 르포 형식으로 발간된 책이었는데 중앙정보부에 대해 소상히 알게 되고 박정희 대통령 암살의 배경에 관심을 갖게 됐다. 영화학도여서 기회가 되면 꼭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우 감독은 ‘내부자들’ ‘마약왕’ 등 권력과 욕망을 다룬 영화로 남성팬들이 유독 많다. 영화 ‘내부자들’이 흥행에 성공한 후 2016년 판권을 구입했다는 그는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오가는 이 영화에서는 실명만 아니지 실제 인물을 연기해야 했는데 대통령을 암살하는 중앙정보부장 이규평 역은 이병헌씨가 아니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시나리오를 보여주며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의외로 흔쾌히 수락했다”고 캐스팅 과정을 설명했다.
이병헌 배우는 이 영화로 올해 최고의 남자주연으로 꼽히며 또 한번의 진가를 입증했다. 눈빛으로 모든 것을 표현해내는 이병헌씨와 맞붙어야 하는 경호실장역은 우 감독의 영화 ‘마약왕’에 출연했던 이희준씨가 연기했다. 우 감독은 “당시 경호실장은 덩치가 있어 20kg 이상을 불려서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배우가 아니더라도 몸집이 커지면 발성, 동작, 걸음걸이가 달라진다.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이희준의 연기가 새로운 발성과 새로운 움직임으로 인물에 녹아들었다”고 설명했다.
밝은 면보다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끄집어 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데 흥미를 느낀다는 우 감독은 “‘남산의 부장들’은 배우의 연기가 빛났던 영화다.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그 시대의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알 수 있을테니 보이는 대로 보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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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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