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틴 브레인’ 두긴의 딸 폭발 사망…사실상 전쟁 당위성 제공 두긴 노려
러 “우크라 배후 확신” 보복 목소리
▶ 두긴 부녀 러시아 내 영향력 상당…테러 빌미 대대적 공격 나설 가능성, 우크라 “이번 사건과 무관”부인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 다리야 두기나. [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신적 스승’으로 알려진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 ‘다리야 두기나’가 의문의 차량 폭발 사고로 사망하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두긴이 전쟁의 사상적 토대를 제공한 인물이라는 점 때문에 러시아 내에서는 ‘배후에 우크라이나가 있을 것’이라는 의심이 확산하고 있다. 벌써부터 러시아 내 강경파에서는 ‘복수’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일단 우크라이나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두긴 부녀의 러시아 내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번 사건이 확전의 고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2일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우크라이나 첩보기관이 준비하고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우크라이나 비밀요원 나탈랴 보우크(43)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FSB에 따르면 그는 딸(12)과 함께 지난달 23일 러시아에 도착해 두기나와 같은 아파트에 방을 얻어 한 달간 두기나의 생활 패턴을 조사했다. 사건 당일 두기나와 그녀의 아버지가 참석한 모스크바 외곽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뒤 사고 후 에스토니아로 도주했다고 FSB는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관련성을 부인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인 미하일로 포돌랴크는 “우크라이나는 범죄·테러를 저지르는 러시아 같은 국가가 아니다.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사건에 관심이 쏠리는 건 두긴의 러시아 내 입지 때문이다. 두긴은 ‘러시아가 세계의 중심이 돼야 한다. 러시아 제국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극우 민족주의 사상을 주창했는데, 이는 푸틴의 팽창주의 전략으로 이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실제 푸틴은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하며 두긴의 사상적 배경을 활용해 “미국이 이끄는 서방에 경도된 우크라이나를 해방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두긴이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이듬해 그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
딸 두기나도 푸틴의 전쟁을 옹호하며 아버지의 길을 따랐다. 서방에서 ‘허위 정보 웹사이트’로 분류하는 ‘국제세계연합’(UMI)의 편집장이었던 두기나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문명의 충돌’로 묘사했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자행한 살인 등 범죄는 ‘미국의 선전’이라고 주장했다. 3월엔 UMI에 “우크라이나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하면 멸망할 것”이란 글을 기고했다. 두기나 역시 미국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부녀의 영향력 탓에, 두기나의 사망은 전쟁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건 조사는 진행 중이지만 이미 러시아 내 강경파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에 보복을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핵심 인사에 대한 추가 테러 공포도 확산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인 24일을 전후해, 두기나의 사망을 고리로 대대적 공세를 펼칠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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