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정부 “승인받지 않은 투자”…벌금 부과 카드 등으로 압박
▶ “미국의 YMTC 수출통제 대상 지정과 연관” 관측도

오하이오에 세워진 폭스콘 간판 [로이터=사진제공]
애플 제품 조립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중국 반도체 대기업 칭화유니에 대한 투자를 5개월만에 철회하기로 한 것은 대만과 미국 정부 양쪽으로부터 압박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만 정부는 폭스콘의 투자 계획이 나왔을 때부터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고, 투자가 발표되자 승인받지 않은 투자라며 벌금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대만 국가안전회의(NSC)와 중국 담당 당국인 대륙위원회의 관료들은 이 투자를 국가안보 문제로 다루며 투자를 막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17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대만 법은 정부가 '국가 안보와 산업 발전에 대한 고려를 근거로' 중국에 투자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시정될 때까지 반복해서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대만 정부는 첨단 반도체 공장을 중국에 짓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대만은 이와 함께 자국의 반도체 인재와 기술을 빼내려는 중국의 경제 스파이 활동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중국 등 다른 나라에 핵심 기술을 넘기는 행위에 대해 최고 징역 12년에 처하는 국가안전법 개정안이 대만 의회에서 통과됐다.
이어 지난 1일에는 대만 정부가 투자한 핵심기술 관련 인력이 중국으로 여행을 가거나 중국에서 환승할 경우 사전에 당국의 허가를 받을 것을 의무화한 '대만지구 공무원과 특정신분 인원 대륙지구 진입 허가 규정' 개정안이 입법예고 됐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15일 36개 중국 기업을 수출통제 명단(entity list)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그 중 반도체와 관련해 중국 국영 반도체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와 YMTC의 일본 법인, 허페이코어스토리지전자 등 3개 업체가 수출통제 대상에 올랐다.
상무부는 이들 기업이 수출통제 대상인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하이크비전에 수출관리 품목을 판매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펑신웨이반도체제조도 수출통제 대상의 규제 우회를 도왔다는 이유로 수출통제 대상에 포함했다.
대만 평론가 에미 후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미 상무부가 중국 YMTC를 수출통제 명단에 공식으로 올린 뒤 폭스콘이 한밤중에 칭화유니 지분을 매각한다고 공시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폭스콘이 칭화유니의 지분을 토해낸 것은 미국 정부의 압박을 느낀 탓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폭스콘이 칭화유니에 투자한 50억 위안(약 9천400억원)은 TSMC의 미국 투자액과 비교해 반도체 업계에서는 '창해일속'(滄海一粟: 바다에 좁쌀 한 톨)에 불과하다"며 "그러나 미국 정부는 이마저도 용납하지 못하는 듯하며 이번 세기 반도체 대전에서 굳건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는 최근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 400억 달러(약 52조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폭스콘은 전날 밤 대만 증시에 중국 자회사 싱웨이가 최소 53억8천만 위안(약 1조 98억원)에 해당하는 칭화유니 지분을 매각하는 데 합의했다고 공시했다.
애플 아이폰을 조립·생산하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기업인 폭스콘은 최근 자동차에서 전자제품까지 많은 분야에서 세계적인 칩 부족 현상이 이어지자 반도체 생산공장 인수를 시도해왔다.
그러나 칭화유니에 대한 투자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견제를 무시하고 중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 살리기에 동참한 것으로 평가돼 폭스콘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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