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가 완치 후 직장을 복귀하기 위해 제도적 도움이 절실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암 생존 환자 10명 중 3명만 기존 일터로 돌아가는 현실에서 이를 개선하려면 ‘암 진단’과 함께 ‘완치 후 직장 복귀’도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주희ㆍ강단비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 교수와 배가령 삼성융합의과학원 박사 연구팀은 맞춤형 직장 복귀 프로그램 ‘스타트(START)’의 운영 효과를 대한암학회 국제 학술지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근호에 발표했다.
‘스타트’는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이 국내 최초로 개설한 암환자 교육 전문 기관인 암교육센터가 그간의 운영 노하우와 기존 연구를 기반으로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암 생존 환자의 직장 복귀’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는 동영상과 교육 자료를 제공하고, 환자를 대상으로 대면·비대면 상담도 진행한다.
대면 상담을 통해선 환자 상태와 일터에서 필요한 업무 역량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구체적인 복귀 계획을 세우도록 돕는다. 전문 간호사가 세 차례에 걸쳐 개별 전화 상담도 진행한다.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과 아주대병원에서 다기관 무작위 대조 연구로 스타트의 효과를 검증했다. 그 결과 스타트 참여 그룹과 비참여 그룹 사이 차이가 확연했다. 참여 그룹은 대면교육 종료 후 1개월여 만에 65.4%가 직장 복귀에 성공했다. 반면 스타트 비참여 그룹은 암 치료 종료 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도 직장 복귀율이 55.9%에 그쳤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가 암 생존 환자 본인조차 갖고 있던 직장 복귀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허물며 자신감은 얻은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실제 암 환자의 직장 복귀와 관련한 각종 정보를 묻는 평가에서 참여 그룹은 10점 만점에서 평균 7.4점을 획득했지만, 비참여 그룹은 6.8점을 기록했다. 특히 ‘암 치료 중 일을 하는 것이 아예 불가능하다’고 답한 비율은 참여 그룹에선 21.2%에 불과했지만, 비참여 그룹에선 37.6% 수준이었다.
조주희 교수는 “앞서 발표한 연구팀의 논문에서도 ‘일을 그만둔 환자’의 절반가량이 진단받은 직후나 치료 시작 전에 일찌감치 일을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대개 암에 대한 오해나 편견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앞으로 ‘스타트’라는 프로그램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 교수는 “모든 암 환자가 무조건 일을 관둬야 하거나 치료를 마치면 기존에 하던 일을 계속하기 어려운 것은 아니다”며 “암 치료 후의 신체 상황을 스스로 평가하고 업무 요구도에 맞춰 준비한다면 암 생존 환자도 직업을 유지하고 일터로 되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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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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