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년만에 열린 대관식
▶ 대주교, 보석 444개 박힌 왕관 수여…불교·힌두교 등 타 종교 지도자 초대
여주교도 참석… 다양성 존중 노력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6일 런던 웨스트민스터사원에서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가 수여한 왕관을 쓰고 있다. [로이터]
세 살 때부터 70여 년간 영국 왕이 되기를 준비해온 찰스 3세(74) 국왕이 마침내 왕관을 쓰고 영국과 14개 영연방 왕국의 군주가 됐음을 전 세계에 공표했다.
6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찰스 3세는 이날 오전 11시 런던 웨스트민스터사원에서 거행한 대관식에서 영국 국교회 최고위 성직자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가 수여한 보석 444개가 박힌 무게 2.23㎏의 왕관을 썼다. ‘섬기는 소명’을 주제로 웰비 대주교가 집전한 예식에서 찰스 3세는 국왕으로서 정의와 자비를 실현할 것을 맹세하며 “하느님의 이름으로, 그의 본보기로서 나는 섬김받지 않고 섬길 것”이라고 말했다. 커밀라(75) 왕비도 왕비관을 새로 제작하는 관행을 깨고 찰스 3세의 증조할머니인 메리 왕비가 1911년 대관식 때 썼던 관을 손봐서 썼다. 영국에서 국왕 대관식이 열린 것은 1953년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 이후 70년 만이다. 이날 행사에는 전 세계 국가원수급 인사 100여 명 등 203개국에서 2300여 명의 하객이 참석했다.
대관식은 1000년 가까이 이어져온 전통의 틀을 대체로 따랐다. 하지만 일부 의식에서는 다양성을 보이는 등 시대의 변화를 반영했다. 찰스 3세는 성경에 손을 얹고 “모든 종교와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70년 전 대관식 때는 없었지만 다양성 존중을 위해 추가된 것이다. 또 불교·힌두교·유대교·이슬람교 등 다른 종교 지도자들이 참석해 찰스 3세에게 비종교적인 대관식 물품을 전달했다. 이 역시 대관식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여성 주교가 처음으로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70년 만에 열린 대관식을 보려는 인파로 런던 거리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전 10시 20분께 ‘다이아몬드 주빌리 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을 떠난 찰스 3세 부부가 웨스트민스터사원으로 향한 2㎞ 구간은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을 흔드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일부 구역에서는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밤샘 야영을 하는 사람도 목격됐다. 행사에는 총 4000여 명의 군인과 19개의 군악대가 참가했다.
대관식이 끝나고 찰스 3세 부부가 오후 1시께 웨스트민스터사원을 떠나자 2분간 사원에서 종이 울려 퍼졌고 그사이 런던탑을 비롯한 영국 전역 13개 지역과 해군 함정 등에서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버킹엄궁으로 돌아온 찰스 3세 부부는 오후 2시 30분께 발코니 밖으로 나와 인사했다. 왕실과 갈등을 빚고 있는 해리 왕자는 대관식에 참석했지만 부인 메건 마클과 아들 아치, 딸 릴리벳은 아치의 생일이 대관식 날짜와 같다는 이유로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해리 왕자는 대관식에서 윌리엄 왕세자보다 두 줄 뒤에 마련된 자리에 앉았고 찰스 3세 부부와 윌리엄 왕세자,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이 발코니에서 인사할 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관식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대신해 질 바이든 여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이 참석했고 한국 정부 대표로는 한덕수 총리가 자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축하하며 “미국과 영국의 지속적인 우정은 양국 국민 모두를 위한 힘의 원천”이라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축전에서 “중국과 영국은 평화와 발전·협력·공영이라는 역사의 조류를 함께 추동해야 한다”고 전했다.
세금으로 비용을 충당한 이번 대관식 비용은 1억 파운드(17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고물가에 서민 생활고가 깊어지는 가운데 왕실이 큰돈을 들여 대형 행사를 치러 젊은 층의 반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이날 대관식에 맞춰 반군주제 단체 ‘리퍼블릭’ 등이 웨스트민스터사원 인근에서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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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하 짜왕 (짜증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