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모국 방문에서 계획된 모든 일정의 90% 이상을 만족스럽게 이행했다. 허나 옥의 티라고나 할까, 아니면 참으로 심각하다고 할까? 같은 한국인으로 문화적 이질감의 심각성 이야기다.
비단 나만이 느낀 문제점이 아니기를 바라나 그렇지 못한 현실인 것 같아 걱정스러울 뿐이다.
은퇴 후 고국에서 의료봉사를 하는 대학 친구 역시 문화적 이질감으로 고민이 상당히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상식 있는 고국의 한국인들도 어느 정도 만성이 되어 느낌이 좀 무디어졌을 뿐, 외국에 사는 한국인이 고국 방문 시 느끼는 것과 같은 문화적 이질감이 왜 없겠는가.
한 예를 들어보자. 지하철 탑승 시 앞에 서 있는 노인네, 아녀자들은 안중에 없는 듯 스마트폰 켜고 머리 빳빳이 들고 희죽거리는 남자 젊은이들을 보면 역겹기 그지없었다. 당시 왜 그들을 소리 내어 꾸짖지 못했는가 하는 후회가 든다.
또 왜 그토록 영어를 배우러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만 되는가. 하긴 국가의 원수마저 외국 의회 연설을 하며 영어실력을 자랑하듯 하는 세상이니 젊은 학생들 탓만 할 수만 없겠지 싶다. 외국어는 자고로 학문을 하는 학자나 정부 관료, 외교 관계인, 무역인들, 외국어가 필요한 기타 생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겐 필수이나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국민들에겐 낭비나 다름없겠다. 일례로 자급자족할 수 있다는 상주인구 50만이 넘어섰을 당시 로스앤젤레스 한인들 대부분은 영어 없이도 아무런 생활의 불편을 느끼지 않았다고 한다.
다시 이야기를 되돌려 교육제도의 개편이 시급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런 허비하는 시간에 연필 굴려 사지선답 형이나 요행히 잘 맞추어 일생을 보장받는 잘못된 사회를 만들기보다는 스스로 생각하며 창조하려는 과학적 두뇌와 분위기를 젊은이들이 만들어갈 수 있는 사회, 약자를 돕고 어른들은 젊은이들의 모범이 되도록 자중하며 젊은이들은 역동적으로 소속된 공동체의 지도자로 어른들 공경한다면 그 사회, 그 공동체, 그 국가는 누가 뭐라고 하든 끈끈하고 흩어질래야 흩어질 수 없는 단단한 사회, 국가가 되리라 생각한다.
월남의 패망, 지금도 골칫거리인 대만으로 쫓겨 간 장개석의 옛 중국이 먼 남의 나라의 일만이 아님을 깊이 깨우쳐야만 할 때라는 것을 알았으면 하는 염원이다. 그저 나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사고방식과 행동은 다 함께 망하는 지름길임을 명심함은 지금도 늦지 않았음을 강조하고 싶다.
과학과 특히 도덕교육의 부활이 바로 그것이다. 최소한의 남을 배려하는 태도가 중요하지 않을까. 학교 폭력문제도 이런 맥락에서 접근한다면 그리 어려운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된다. 오직 나만을 위한, 살아남기 위한 경쟁만 있는 사회는 아무리 외관상 발전한 것 같아도 사상누각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하는 필자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걸까?
지금 조국의 현실의 내면을 들여다 볼 것 같으면 모래알로 점철된 아무런 응집력 없는 허수아비 집단, 사회, 국가라고 말한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이러한 사회에 외부충격이 가해진다면 그 사회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다.
지도자들의 잘못으로 인해 우크라이나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국민들이 참담한 고통을 받고 있지만 청년들이 특히 외국에 나가 있던 청년들이 자진 귀국하여 국가방위에 목숨을 기꺼이 바치고 있다는 보도는 우리 조국의 모든 이들에게 귀감이 아닐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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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길 / 의사 전 워싱턴서울대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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